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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gwai - Black Bird (Rock Action, 2022)

komeda 2022. 7. 9. 22:42

Apple TV+ 오리지널 시리즈 Black Bird (2022) 시즌 1의 OST 앨범. 이 시리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James Keene과 Hillel Levin의 범죄 회고 소설 In with the Devil: A Fallen Hero, a Serial Killer, and a Dangerous Bargain for Redemption (2010)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총 6개의 에피소드 중 2편만 공개된 상황이지만, 원작의 부제에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듯이, 전도유망했던 고교 미식축구 선수인 주인공이 마약 범죄와 연루되어 장기 복역형을 치르기 시작할 무렵, 자신을 수사하고 기소했던 연방 특수요원과 검사가 즉시 석방을 조건으로 위험한 제안을 하게 된다. 세부 설정에 대한 여러 흥미 요소들이 포함될 수 있겠지만, 이후 진행과 대략적인 결론에 대해서는 충분히 짐작 가능할 듯싶다. 다만 이를 주인공이 아닌 연방 특수요원이나 검사의 관점에서 소설을 써본다면 전혀 다른 내용이 가능한데, 연쇄살인 사건을 저지른 용의자가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될 상황에 처하자, 수사 당국과 검사는 마약 유통 혐의로 기소한 청년에게, 별건의 총기 소유 혐의까지 법원에서 통합 심리하게 만들어 가석방 없는 중형을 선고받게 만든다. 이후 수사 및 기소 당국은 해당 청년을 연쇄살인 용의자에게 보내 결정적 증거를 위한 자백을 확보하게 만들고, 이를 대가로 석방을 제안한다. 물론 극적 흥미로 보면 수사 혹은 기소 당국의 입장보다, 실제 중요 정보를 획득해야 하는 수감자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스릴러의 측면에서는 더 합당하리라는 것은 당연하다. 어쩌면 결론을 뻔히 예측할 수 있는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상상을 하게 될 만큼, 등장인물들의 치밀한 캐릭터 구축은 뛰어나다. 이는 시리즈가 단순한 사건 중심이 아닌 여러 등장 캐릭터 사이의 다양한 긴장 관계와 변수를 통해 진행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극 중 여러 인물들의 심리적 갈등과 내면을 Mogwai는 훌륭하게 청각적으로 드러내고 있어, 시리즈를 보는 동안 몰입을 더 강하게 유도한다. 아직 두 번째 에피소드밖에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체 시리즈에서 음악의 역할을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극 중에서 모과이는 상황보다는 심리와 내면에 보다 많은 개입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개별 곡들은 물론 앨범 전체가 모과이의 정규 작업에서 보여주는 특유의 복합적인 진행이나 사운드의 다층적인 점층을 통한 빌드-업 등은 쉽게 관찰하기 힘든 대신, 개별 모티브를 구성하는 방식에서의 고유의 치밀함은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이는 1-2분 전후의 짧은 연주에서뿐만 아니라 3-4분에 이르는 통상적인 길이의 곡에서도, 미니멀한 테마의 반복적 활용을 통해 정서적 긴장에 밀착하는 듯한 표현을 완성하고 있으며, 그만큼 매 순간의 사운드 구성 또한 집약적인 표출을 위한 함축적인 조합을 특징으로 한다. 감정의 이면을 긁는 듯한 특유의 퍼지 한 톤 사운드에 내면을 쉽게 드러내지 않으려는 듯한 관조적인 슈게이즈 등 모과이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요소들이 충분히 담겨있어, 그룹의 팬 입장에서도 반가운 앨범임은 분명하다.

 

202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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