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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ique Crettol - The Tree of Dreams (Evidence, 2021)

komeda 2021. 6. 16. 18:43

스위스의 일러스트 작가 겸 뮤지션 Monique Crettol의 앨범. 미술을 전공했고 관련 활동을 이어오던 중 평소 자신의 작업 및 일상과 가까이 있던 음악을 직접 작곡하게 된 독특한 이력을 지닌 아티스트다. 하지만 흔히들 말하는 방구석 뮤지션이라고 모니크가 들려주는 음악들은 기존 음악인들의 작업 못지않은 상당한 완성도를 지니고 있으며, 그녀만의 독특한 특징을 내포하고 있어 강한 매력을 지닌다. 물론 여기에는 음향 엔지니어 겸 뮤지션인 Nicolas Meury의 도움도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모니크 음악의 특징 중 하나는 간결한 편성을 활용하면서도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점이다. 정교한 음악적 특징들로 짐작해보면 DAW를 이용해 작업한 것처럼 보이는데, 풍부하게 연출된 사운드의 볼륨감에 비해 레이어 구성은 상대적으로 간결하게 이루어진 것처럼 들린다. 대신 개별 사운드의 특징이 강조되고 있어, 각각의 레이어들은 저마다의 고유한 음향적 질감을 잘 드러내고 있다. 피아노나 신서사이저는 필터와 이펙트를 통해 굴절된 독특한 사운드를 보여주지만 배경을 이루는 스트링이나 코러스 계열 등은 비교적 고유의 선명한 음색을 활용하고 있어, 둘의 대비에 따른 극적 효과를 매력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또한 피아노 사운드의 릴리즈 구간에 신서사이저의 긴 어택을 겹쳐 마치 배음이 확장되는 듯한 효과를 연출하는 것과 같은 정교한 레이어링을 통해 생동감 넘치는 라인의 표현을 완성하고 있어 이 또한 인상적이다. 하지만 진짜 매력은 드라마틱하게 진행되는 곡 그 자체에 있다. 독특한 스케일과 코드를 통해 다분히 비의적인 스토리 텔링을 이어가는가 하면 각각의 음악적 시퀀스에 알맞은 사운드 레이어링을 연출하여 전체적으로 극적인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비해 비교적 고전적이고 정직한 드럼 비트를 이용하고 있어 한편에서는 파퓰러 한 취향을 드러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모니크 자신의 일러스트 작업과 닮아 있는 음악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2021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