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olas Kozik - Violent Lives (Stars Fall Away, 2021)
미국의 젊은 음악가 Nikolas Kozik의 앨범. 스트리밍 사이트의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우연히 보게 된 인상적인 커버 아트에 이끌려 듣게 된 앨범으로, 우울하면서도 자기 성찰적인 차가운 침울함이 깊게 드리운 인상적인 곡들 전체를 단숨에 듣게 되었다. 놀랍게도 이 깊이 있는 실존적 테마를 다루고 있는 앨범을 제작한 니콜라스는 현재 17세의 청소년으로 주제에 접근하고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물론 음악적으로 지향하는 미적 완성도에서도 뛰어난 만족감을 제공하고 있다. 이 앨범은 2020년 말에서 2021년 초까지 니콜라스가 16세를 보내는 동안 작업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앨범은 그 기간에 감염병 사태로 인한 사망자와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 그리고 자신의 두 가족을 위한 추모의 의미를 담고 있다.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은 니콜라스 본인이 작곡하고 피아노와 기타 등 연주 악기는 물론 그 외 전자 장치를 활용해 연주하고 마스터링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앨범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테이프의 반복적인 녹음을 통해 얻은 듯한 로우-파이 사운드다. 아날로그 노이즈는 마치 일렉트로닉의 미세한 드론과도 같은 효과를 연출하며 전체 분위기의 고유한 텍스쳐를 형성하는가 하는데, 이는 인위적인 필터 효과와는 다른 자연스러운 깊이를 연출하기도 한다. 로우-파이적인 요소를 활용한 사운드임에도 전대역에 걸쳐 비교적 고른 해상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플로우를 이어가는 레이어의 음향은 부드럽고 선명한 톤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미묘한 콘트라스트를 이용한 안정적인 벨런스를 통해 자연스러운 감상의 집중력을 유도한다. 마치 고전적인 로모그래피의 강한 명암 대비와 주변부의 블러와 비네팅에도 불구하고 핵심 주제에 대해서는 선명하게 묘사하는 방식이 연상되기도 한다. 무척 단순해 보이지만 풍성하면서도 무게감을 잃지 않고 진중하게 흐르는 사운드의 조합은 지난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하는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 어린 뮤지션을 이토록 깊은 침울과 낙담으로 인도한 무기력한 인류의 시스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앨범이다.
2021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