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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ñones Fernandez Dúo - Nuestro (self-released, 2019)

komeda 2019. 5. 29. 17:41

아르헨티나 출신의 트럼펫 연주자 Pablo Quiñones Rodriguez와 피아니스트 Mariano David Fernández의 듀오 프로젝트 앨범. 얼핏 들어봐도 이들 두 뮤지션의 음악적 배경이 조금은 상이하다는 인상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듀오의 음악적 합의는 명료하며, 자신들만의 고유한 유니크한 특징들을 표현하는 방식에서도 무척 유려하다. 이와 유사한 포맷의 연주로 유명한 Arkady Shilkloper와 Vadim Neselovskyi 커플의 경우 북유럽 특유의 몽환적 서정을 재현했다면, 퀴뇨네즈 페르난데즈 듀오의 음악은 무게 중심이 확실히 남미 쪽에 기운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본격적인 남미 음악을 선보이거나 탱고에 기반을 둔 전격 월드 음악을 선보이는 것은 아니다. 두 뮤지션이 서로의 공간을 구성하고 합의의 영역을 확장하는 방식은 임프로바이징을 매개로 하고 있으며 그 전개 또한 재즈의 어법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재즈라는 공통의 음악적 지반 위에서 각자의 음악적 지반을 이루는 배경들을 펼치는 과정에서 민속적 요소가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는 개방성에 의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덕분에 이들은 무척 모던하고, 남미적 요소가 가미된 음악에서 보기 드문 무심한 듯 한 열정이 발현되기도 한다. 다분히 현대적이면서도 고전적이고, 신선하면서도 익숙하다. 때문에 QFD의 음악에 존재하는 다양한 장르적 요소들을 서로 구분하고 그 특징들 위에서 이들의 연주를 판단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미 듀오의 연주 속에서 그 모든 경계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분명 피아노와 트럼펫이 안정된 균형을 전재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각자의 역할이 다르다는 측면에서 관찰한다면 전혀 어색하게 들리지 않는다. QFD의 언어가 결국 자신들의 고유함을 상징하는 스타일이 된 샘이다.     

2019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