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dament - Due (Giant Pulse, 2019)
스페인 출신 Juanjo Fernández (p)와 Giorgio Fausto Menossi (ds)로 구성된 재즈 듀오 라다먼트의 신보. 셀프 타이틀 Radament (2017)에 이은 두 번째 앨범으로 재즈 라인업으로는 보기 드문 피아노-드럼 듀엣의 편성은 이번 작업에서도 동일하다. 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이들의 음악은 듀엣의 한계를 넘어선 웅장함과 다이내믹을 선보인다. 또한 음악적 장르에 대한 그 어떠한 편견도 두지 않고 재즈, 포크, 클래식, 록 등 다양한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조합하는 능력은 놀랍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워낙 독창적인 성과를 담고 있던 전작이 부담일 수 있었겠지만, 이들은 이번 앨범에서도 자신만의 음악적 창의와 폭발력을 어김없이 재현하고 있다. 피아노의 거의 모든 건반을 다 사용한다는 인상을 줄 만큼 폭넓은 음역대를 사용하면서,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 인터플레이를 하는 듯한 텐션이 강하게 느껴진다. 연주 또한 만연체의 긴 호흡보다는 스타카토에 가깝게 굵고 짧게 끊어 치며 음 하나하나를 멜로디의 성격에 맞게 가장 적확한 방식으로 명료하게 타건한다. 이는 진행 과정에서의 수많은 변곡의 모멘텀을 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표현할 뿐만 아니라, 빠른 장면 전개에 따른 극적 몰입감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드럼은 피아노의 핵심을 부각하고 곡이 지닌 시퀀스의 맥락을 명료하게 짚어냄으로써 역동적 분위기의 디테일을 완벽하게 완성한다. 피아노와 드럼은 마치 가장 폭발적인 화학반응이 일어날 상대의 지점을 정확히 공략하는 듯한 무서운 응집력을 보여준다. 쉴틈 없는 이 모든 극적 진행 과정이 치밀하고 섬세한 음악적 합의에 기초한다는 사실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러미날을 소주와 먹는 백해무익한 짓을 하느니 이들의 음악을 큰 소리로 들을 것을 권한다.
2019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