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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IWO - Martial Hearts (self-released, 2021)

komeda 2021. 3. 16. 22:48

폴란드 포스트-록 그룹 Spoiwo의 앨범. Salute Solitude (2015)에 이은 두 번째 리코딩으로, 두 명의 기존 멤버가 빠지는 대신 새로 한 명이 합류함으로써, 드럼 Krzysztof Sarnek, 신서사이저 Krzysztof Zaczyński, 베이스 Patryk Piątkowski, 기타 Piotr Gierzyński 구성의 4인조로 녹음이 진행되었다. 지금까지 두 장의 앨범만 발표한 상황이지만 스포이보의 활동 경력은 10년이 넘었으며, 앰비언트적인 특성을 반영한 독특한 분위기의 포스트-록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6년이라는 시간의 반영인지 아니면 신서사이저 한 명의 부재 때문인지는 정확히 가늠할 수는 없지만 이번 앨범은 전작과는 조금 다른 사운드의 텍스쳐를 느낄 수 있다. 사운드는 다소 볼드 해졌고 때에 따라서는 직설적인 표출도 눈에 띈다. 덕분에 앰비언트에서 록 쪽으로 사운드의 무게 중심이 이동한 듯한 느낌도 들지만, 그래도 그 균형점에서 접점을 이루며 독특한 음악적 '접합'을 이루는 특징은 변함이 없다. 이러한 변화와 무게 중심의 이동이 한편에서는 스포이보의 음악적 진화를 상징하는 일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는데, 디스토션 없이 만들어내는 슈게이즈와 둠 메탈의 특징적 성향이나 기타를 이용한 드론 스웰 등은 확실히 다양해진 표현 양식을 드러내는 일면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신서사이저를 이용해 연출하는 사운드 스케이프는 단순히 공간적 분위기를 구성하는 장치의 역할은 물론 록과 앰비언트의 접점을 가능케 하는 핵심을 이루는 방식은 여전히 강력하고 유효하게 작동한다. 몽환적인 내러티브를 통해 고양되는 정서는 물론 그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드는 이미지너리 한 에너지까지, 이 모든 것은 스포이보에게서 비롯되는 것이다. 다른 표현을 사용한다면 스포이보 아니면 불가능한 것이다.

 

2021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