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de Mangiaracina, Gianluca Brugnano, Marco Bardoscia - Madiba (Tǔk Music, 2021)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Sade Mangiaracina, 베이스 연주자 Marco Bardoscia, 드러머 Gianluca Brugnano의 트리오 앨범. 여기에 오우드 연주자 Ziad Trabelsi가 게스트로 참여한다. 앨범 타이틀 Madiba는 고 넬슨 만델라를 지칭하는 것으로, 이번 녹음은 그를 위해 헌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의미를 분명히 하듯 첫 트랙 "Madiba"에는 만델라의 생전 연설 내용이 콜라주 되어 있기도 하며, 나머지 곡들 또한 "Letter from a Prison", "27 Years" 등과 같이 그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 붙어 있다. 누구나 각자의 시각에서 고인에 대한 삶을 떠올리며 그 의미를 자신의 구체적 삶과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듯이, 이들 트리오는 다분히 이탈리안 특유의 감성을 덧붙여 만델라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있다. 연주는 화려하고 기교는 뛰어나며 인터 플레이 또한 긴밀하다. 여기에 작곡 역시 수려하고 편곡 또한 안정적이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만델라의 삶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흔히 말하는 이탈리안 감성이 너무나도 강하고 지배적이어서 만델라의 삶을 아무리 보편적 시각에서 이해하더라도 너무나도 동떨어진, 지역적 특색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여기에 이탈리아 남북부의 지역 갈등 상황과 그와 관련된 차별의 역사를 대입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 가능한 측면도 존재하지만, 과연 여기에 만델라가 적절한 메타포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게 된다. 이와 같은 맥락들을 무시하고 음악을 그 자체로 듣는다면, 앞에서 잠시 언급했던 것처럼 매우 훌륭하고 뛰어난 녹음을 담고 있는 앨범임은 분명하다.
2021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