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ow Meadow - Upstream Dream (Hammock Music, 2021)
Slow Meadow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미국 멀리 인스트루먼트 연주자 겸 작곡가 Matt Kidd의 미니 앨범. Aural Method와 Matt Kidd의 듀오 프로젝트 Hammock을 위해 폐쇄적이다시피 운영되는 레이블에서 지극히 일부 소수의 뮤지션들에게 자사의 타이틀로 발매를 지원하는데, 그중 대표적인 예가 바로 SM이다. 일정 부분 해먹과의 개인적인 친분도 작용했다고 밝히고 있긴 하지만, 레이블에서 발매하는 음반들이 일정하고 균일한 지향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SM이 추구하는 음악적 성격에 대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SM은 첫 데뷔 앨범부터 해먹의 레이블을 통해 발매했고 듀오의 개인 작업에도 일부 참여하는 등 사실상 이들 사이의 음악적 경험은 긴밀하게 공유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앨범은 EP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피아노, 바비첼로 구성된 앙상블, 트럼펫, 드럼, 보이스, 일렉트로닉 등이 곡에 따라 다양한 하모니를 이루는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전작인 미니 앨범 By the Ash Tree (2020)에서 보여준 소박한 공간 구성보다 조금은 확장된 형식을 취하지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서정적인 멜로디와 정서의 흐름에 묘한 긴장과 감동을 전하는 섬세한 진행은 여전히 SM다운 특징을 담아내고 있다. 많은 모던 클래시컬의 연주곡들이 균일한 정서적 흐름을 강조하는 미니멀한 진행을 보여주는 것에 비해, SM은 이와 같은 플로우에 드라마틱 한 요소들을 부여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을 경험하게 한다. 잔잔한 흐름에 예상하지 못한 사운드의 단절이나 전개를 이루거나 예상 가능한 멜로디의 흐름에 의외의 코트나 라인을 개입시키는 등 그 방식도 다양하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다양한 악기들의 조합을 통해 이와 같은 음악적 전개를 다면화하는 등 미묘한 장르적 혼용을 통해 그 구체적 전체를 더욱 세밀하게 완성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모든 사운드는 하나의 질감으로 수렴되는 듯한 균일한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이와 같은 전개의 구성을 통해 더욱 극적인 감동과 긴장을 동시에 경험하게 하고 있어 인상적이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SM 특유의 정서적 텍스쳐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데, 마치 차가운 공기를 통해 전달되는 듯한 아련한 느낌은 이번 앨범이 전달하고자 하는, 기원을 찾아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꿈'의 이미지와 절묘한 일체감을 이룬다.
2021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