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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y Theories - All That Was Lost (n5MD, 2018)

komeda 2018. 7. 3. 12:16


뉴질랜드에서 활동 중인 호주 출신 전자음악가 Micah Templeton-Wolfe의 프로젝트 스트레이 티오리스의 신보. 2000년대 중반 데뷔 직후 주로 라이브를 위한 음악 활동에 전념했던 미카는 차츰 전자음악의 영역에서 수용 가능한 주변 장르의 특징들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음악적 콘텐츠를 확장하기 시작한다. 그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것은 그의 첫 풀타임 리코딩인 Even Though We Sleep (2012)이었고 이어서 발매한 두 번째 앨범 Those Who Remain (2013)에서는 스타일면에서 완성된 자기표현을 선보이게 된다. 이 앨범들에서 미카는 앰비언트의 확장된 공간 안에 포스트-록이나 슈게이즈 특유의 감정선을 대입함으로써 기존 자신의 작업과는 다른 텍스처의 사운드를 발전시켰으며, 자기 음악의 새로운 확장 가능성 또한 발견하게 된다. 단순한 감각적 표현을 넘어서 묘사의 디테일을 위한 공간의 확장은 물론, 여기에 주변 장르적 특성이 반영되어 자신만의 독특한 내러티브까지 완성하게 된다. 이번 앨범은 We Never Left (2014) EP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미카의 녹음이며 통산 세 번째 앨범으로, 자신의 음악적 확장 이후 보다 깊이를 더한 사운드 스케이프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음반이 미카 음악의 근본적인 변화를 담고 있다기보다는 그동안 영화, 다큐멘터리, 광고 등의 영상 관련 작업을 통해 축적된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사운드의 완성에 있어서 시네마틱한 내러티브가 예전보다 선명하게 강조되는 특징도 다분하다. 전자 장비를 이용해 다분히 목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하면 서사의 이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서정의 감정에도 미카는 깊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일렉트로닉에 기반을 두고 있으면서도 장르 포괄적 특징을 보여주는 n5MD 레이블의 지향이 미카의 이번 앨범과 좋은 매칭을 이룬다는 느낌도 든다. 동료 뮤지션 Alex Kozobolis가 촬영한 커버와 미카 음악과의 뛰어난 정서적 일체감이 앨범의 인상을 더욱 깊게 했음은 물론이다.


2018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