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run Balani - Dharma (Berthold, 2019)
인도 출신 재즈 드러머 타룬 발라니의 신보. 뮤지션의 출신 및 활동 배경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면, 무조건 못 본 척하고 넘어가라는 당부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다. 선입견이 있다면 지워버리고 기대하는 무엇이 있다면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그의 음악에는, 적어도 이 앨범에는 흔히들 연상하는 인도 특유의 '민속적' 특징은 발견하기 힘들다. 오히려 포스트-밥 이후 농밀한 음악적 창의에 집중했던 시절의 연주를 현대 유럽의 언어로 재구성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측면은 뉴욕 출신 Adam O’ Farrill (tp), 핀란드의 Olli Hirvonen (g), 발라니의 고향 친구들인 Sharik Hasan (p)과 Raviv Markovitz (b)로 이루어진 퀸텟의 멤버를 보더라도 확실히 의외라는 인상을 준다. 이들이 구사하는 언어는 모달과 펜타토닉 등 비교적 정통적인 어법에 기반을 둔 모습을 보여준다. 제한적이지만 대중에게 익숙한 형식에 자신들을 한정하고 있지만, 유러피언 특유의 감각적인 라인과 공간 구성을 활용해 보다 더 모던한 방식의 표현을 드러내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절충적이고 한정적이지만, 어쩌면 이러한 측면이 쿼텟만의 고유한 음악적 톤을 재현하는 기술적 방법이 아니었을까 싶다. 앨범에 수록된 다양한 테마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균일한 단일 정서를 강하게 내비친다. 사실상 발라니의 작곡 몇 편곡 실력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고, 리더로서 공간의 균형을 조율하고 긴장을 압박하는 능력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각각의 공간을 유기적으로 활용해 상호 점층 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라인의 긴장을 균형 있게 조화시켜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하나의 평면 위에 여러 레이어를 중첩하듯 다채롭게 이야기를 풀어가기도 한다. 이런 음악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2019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