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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ummer Kills - Last Night We Became Swans (Hammock Music, 2018)

komeda 2018. 5. 9. 12:03


미국 출신 Marc Byrd와 Andrew Thompson의 앰비언트/포스트-록 그룹 Hammock과 가수 겸 작사 작곡가 Matthew Ryan이 결성한 프로젝트 더 섬머 킬즈의 데뷔 앨범. 평소 상식선에서 알고 있던 이들 두 영역이 과연 하나의 단일한 음악적 표현으로 팀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서정적 이미지의 형상화에 주목하는 해먹과 터프한 블루칼라의 음색을 선보였던 매튜가 음악적 합의점을 찾아가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고, 이미 둘은 각자 자신의 음악에 대해 선명한 발색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각자 자신의 정체성을 양보하고 적절한 합의를 이루기에는 워낙 강했고, 결과적으로 서로의 음악적 본성과 준거를 만족시키며 하나의 새로운 조합을 이루기까지 7년의 세월이 걸렸다. 덕분에 TSK는 기존 각자의 음악적 특징을 반영하면서도, 서로에게 전에 없었던 표현을 선보이게 된다. 이것이 전에 없었던 음악 혹은 장르로 평가되기에는 의문들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이들 둘에게 있어서만큼은 새로운 프로젝트팀 이름을 걸 수 있을 정도로 기존 자신들의 음악과 일정한 차이를 두고 있음은 분명하다. 해먹의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선보였던 작업 방식과 음악적 스팩트럼을 매튜의 보컬과 가사가 얹힐 수 있도록 사운드의 텍스쳐에 다양한 변화를 거쳐야 했고, 반대로 매튜는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의 반주 위에서 노래를 불렀던 것과 달리 마치 하나의 악기처럼 자신의 목소리와 메시지를 관리해야 하는 과정을 진행해야 했을 것이다. 듣기에 따라서는 해먹의 고유한 포스트-록 사운드에 매튜의 보컬이 더해진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그 결과에서는 양쪽 모두 가존에 자신들이 발 딛고 있던 장르적 스텐스에서 벗어난 것만은 분명하다. 구태여 TSK의 음악을 얼터너티브나 신스팝 계열로 분류해 계보정리를 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이와 같은 장르적 특징이 강하게 부각되는 것은 사실이다. 예상외의 조합으로 예상외의 조화를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멋지게 슈트 차려입고 발라드 부르는 종합격투기 선수의 모습이 연상된다.


2018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