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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erry Maillard Trio - Ballades (NoMad, 2021)

komeda 2021. 5. 3. 20:18

프랑스 재즈 피아니스트 Thierry Maillard의 트리오 앨범. 대편성과 소편성을 오가며 다양한 음악적 표현을 선보였던 피아니스트에게 트리오는 익숙한 하나의 수단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에서는 드럼 André Ceccarelli와 베이스 Thomas Bramerie가 녹음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 독특한 점은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오리지널 중에서 낭만적 취향을 반영한 선곡으로 평소에 비해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비교적 전통적인 스텐스에서 트리오 구성을 이끌고 있으며, 과감한 표출보다는 적절하고 균형 잡힌 표현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앨범의 분위기가 말랑말랑하게 톤 다운된 작업용 연주를 들려준다는 것은 아니다. 티에리 특유의 비장함은 물론 공간 구성을 통해 유도하는 에너지도 포함하고 있어 적절한 음악적 텐션도 표현되고 있다. 덕분에 앨범에는 티에리 특유의 감정 표현들이 더욱 농밀하게 녹아들어 있고, 그의 세련된 음악적 아이디어는 섬세하게 빛을 발하는 듯한 인상을 주게 된다. 앨범의 콘셉트 때문에 피아노의 라인이 전면에 부각되기에 티에리의 연주를 중심으로 공간의 무게가 실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드럼과 베이스의 개별 공간에 대한 자율성은 예상외로 많이 부여되고 상호 의존적 관계에서 유발되는 긴장도 내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에너지의 수축은 자칫 루스 하게 진행될 수 있는 곡의 분위기를 생동감 있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서정적 감성의 뉘앙스를 보다 풍부하게 연출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발라드라는 테마에서 연출 가능한 자유로운 음악적 형식을 부각하고 그 안에 서정적 감성을 담아냄으로써 티에리에게 내재한 이면을 들춰낸 색다른 작업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때로는 서사적이면서도 다분히 내면의 감춰진 감정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듯한 표현이 매력적인 앨범이다.

 

2021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