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m - Celebration (Komos, 2021)
Yom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유대계 프랑스 클라리넷 연주자 겸 작곡가 Guillaume Humery의 앨범. 이번 녹음에서 욤은 클라리넷 외에도 피아노와 퍼커션 등을 연주하고 있으며, 피아니스트 Léo Jassef 또한 상당한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앨범에서 이들이 함께 전작 You Will Never Die! (2018)에서 보여준 일렉트로닉을 우위에 둔 감각적 표현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예상과는 전혀 다른 접근을 보여주고 있어 조금은 의외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첫 트랙부터 귀를 사로잡는 것은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펠트 한 업라이트 스타일의 피아노 연주인데, 이는 기존에 욤이 선보였던 다양한 양식의 여러 형태의 크로스오버에서도 관찰하기 힘들었던 모습이라 무척 흥미롭다. 물론 욤은 지금까지 클라즈마의 특성을 강하게 반영하면서 동시에 임프로바이징의 모티브를 전개하는 연주를 기본으로, 그 안에서 다양한 장르적 양식들을 접합시켜왔기 때문에 이번 작업 역시 그와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나름의 연관성은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평소보다 더 온화하면서도 온기 가득한 표현들이 이 앨범에 가득한 것은, 앨범의 커버와 타이틀에서 암시하듯, 녹음이 진행될 당시 아내의 임신이 큰 계기가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앨범의 대부분의 곡들 역시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맞이하는 기쁨과 감동을 온전히 전하고 있으며 이는 개별 타이틀에서도 나타난다. 이번 앨범에서도 일렉트로닉이 사용되고 있지만 이는 단순히 사운스 스케이프를 구성하기 위한 장치로 활용되어 공간이나 분위기의 묘사를 위한 제한적 표현의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 녹음에서도 클라리넷의 라인이 주요한 모티브로 등장하지만 피아노의 역할이 한층 두드러진다는 점이 눈에 띄는 것도 사실이다. 앞에서 언급한 펠트 한 느낌 외에도 스트레이트 한 사운드를 들려주기도 하는 등, 곡의 구성이나 분위기에 따라 확연하게 서로 다른 텍스쳐의 피아노 사운드를 활용하고 있어 이번 녹음에 얼마나 많은 정성을 담았는지 짐작하게 된다. 연주자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마음 따듯한 앨범이다.
2021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