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631 Recordings

(11)
Patrick Hamilton - Moodland (1631 Recordings, 2021) 벨기에 프로듀서 겸 작곡가 Patrick Hamilton의 앨범. 1980년대부터 음악 산업 및 음반 업계에서 경력을 축적했으며 The Globe Recording Studios를 설립하고 BROMO Music Publishing의 오너로 알려져 있다. 이미 해당 분야에서는 나름 아쉬움 없는 입지를 다진 패트릭이 작년 말부터 신생 1631 Recordings를 통해 싱글 몇 편을 연이어 발표할 때만 해도 단편적인 일련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풀타임 리코딩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모던 클래시컬 계열이나 현대 작곡 혹은 일렉트로닉 분야에 특화된 레이블을 통해 자신의 개인 작업을 선보인다는 것부터 의외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음반사가 지향하는 음악적인 분위기에 걸맞은 접근을 선보..
Various Artists - Piano Cloud Series Vol. 6 (1631 Recordings, 2021) 스웨덴 레이블 1631 Recordings의 컴필레이션 앨범. 2015년 사운드 엔지니어 겸 프로듀서 Mattias Nilsson과 전자음악가 겸 작곡가 David Wenngren가 공동 설립한 1631 Recordings는 모던 클래시컬, 현대 작곡, 실험 음악 등을 전문 분야로 한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두 공동 설립자가 지금까지 음악계에서 이룬 성과에 힘입어, 여기에 UMG 산하 Decca Publishing의 지원으로 해당 분야에서는 매우 중요한 음악적 플랫폼으로 인식되고 있다. 덕분에 신생 레이블임에도 불구하고 무척 굵직한 스타급 중견 뮤지션들이 이곳을 통해 음악을 발표하는가 하면, 뛰어난 기량을 지닌 신인들에게도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여섯 번째인 올해의 Piano Cloud Se..
Library Tapes - The Quiet City (1631 Recordings, 2020) 피아노와 필드 리코딩, 여기에 일렉트로닉의 배음을 통해 서정적 효과를 만들었던 기존 작업과는 다른 방식을 이번 앨범에서 선보이고 있다. 데이비드 대부분의 곡에서 자신의 연주 외에도 피아노를 포함한 다른 연주자들과의 기악적 협업을 택한다. 대신 그 구성은 기존처럼 미니멀하게 가져가고 있어 악기의 텍스쳐와 사운드가 부각된다. 특히 바이올린과 첼로를 이용한 레이어링에서 이와 같은 특징이 두드러진다. 물론 현악과의 협업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기존 데이비드의 음악에서 경험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준다. 그래도 앨범 전체는 하나의 균일한 정서적 질감을 지속하며 고유의 음악적 콘텍스트를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다. 20210118
Olivia Belli - Moonlight Recomposed (1631 Recordings, 2020) 작년 말, 베토벤 탄생 250주년에 맞춰 발매된 수많은 헌정 작업들 중 하다. 그중 단순 해석이나 연주가 아니라 일종의 재구성에 해당하는 작업으로, 레이블의 작업 규모에 맞게 "월광"을 그 대상으로 진행한다. 원곡의 주요 모티브들을 '월'과 '광'으로 분절시키고 이를 다시 다양한 방식으로 쉬프트와 드리프트를 시킨다. 그 과정에서 나름의 규칙성을 발휘하지만 그 형식에서는 유연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원곡이 지닌 정서적 배경이 워낙 강력하다 보니 재구성 또한 그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들지만 이를 표현하기 위한 접근은 소박하면서도 섬세하다. 작가이면서 동시에 청자이기도 한 올리비아의 분열을 통합하기 위한 과정처럼 느껴진다. 20210113
Hoshiko Yamane - Threads (1631 Recordings, 2018) 독일에서 활동 중인 일본 출신 바이올린 연주자 야마네 호시코(山根星子)의 신보. 호시코의 이름이 낯설지만 2011년부터 전설의 그룹 Tangerine Dream의 멤버로 활동 중이라는 이력 하나만으로 그녀에 대한 궁금증의 상당 부분은 해소되지 않을까 싶다. Edgar Froese의 생전에 그룹에 합류했고 사후에도 팀에 남아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력은 그녀의 음악에 대한 일면에 지나지 않으며, 그룹 활동과 별개로 진행 중인 개인 프로젝트는 호시코의 음악적 표현의 폭넓은 특징을 보여주기도 한다. 호시코의 개인 활동은 현대 무용과의 협업을 다룬 Tansik, 전자음악과 관련된 프로젝트 Tukico 등이 대표적인데, 이번 앨범은 현대 작곡 혹은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성과를 선보이는 과정에 할애..
Tim Linghaus - Memory Sketches (1631 Recordings, 2018) 독일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팀 린그하우스의 신보. 17분 분량의 미닌 앨범 Vhoir (2016)와 이후 선보였던 싱글 몇 개가 팀에 대해 알 수 있는 사전 정보의 모든 것이며, 동시에 이번 앨범은 그의 공식적인 첫 풀타임 리코딩인 셈이다. 지금까지 팀이 선보였던 음악에는 하나의 기본적인 특징이 있다. 피아노 라인으로 메인 테마를 구성하고 신시사이저로 배경을 묘사한 다음 필드 리코딩이나 노이즈로 디테일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이번 앨범에서도 이와 같은 기본 방식은 유지되고 있다. 또 한가지 팀 음악의 특징은 강한 묘사적 성격과 이를 배경으로 하는 표제적 특징이다. 이전 EP에서 6개의 곡 중 3개의 트랙에서 "Travel Sketches"라는 제목에 상황에 따른 부제를 붙였는데, 이번에는 앨범의 타이틀에..
Richard Luke - Voz (1631 Recordings, 2018) 스코틀랜드 출신 뮤지션 리처드 루크의 데뷔 앨범. 작년 말, 정식 음반 발매를 예고하며 1631 Recordings에서 발표한 9분 남짓한 분량의 EP Beachcombing (2017)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이번 앨범의 형상이 지금과 같은 모습일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EP의 세 트랙 중 타이틀곡은 피아노와 바이올린 듀엣으로 이루어졌고 나머지 두 곡은 피아노 솔로였던 탓에 이번 정식 앨범 또한 일반적인 독주로 채워졌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EP는 이번 앨범을 발매하기 위한 중간 과정의 성격으로, 피아노 솔로라는 미완의 작업이 바이올린 연주와 만나 어떤 음악적 완성을 이루었는지에 대한 경과를 유추할 수 있는 하나의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정식 앨범에서는 작곡 과정에도 함께 참여..
Tristan Eckerson - Disarm (1631 Recordings, 2017) 미국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트리스탄 에커슨의 신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의 음악이 지닌 개괄적 특징을 요약하기란 쉽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으로 음반 활동을 시작한 것이 비교적 최근인 탓도 있지만 지금까지 발매한 정규 앨범이나 EP 등에서 매우 다양한 장르적 특징들이 남발(sic!)되기 때문이다. 앰비언트 계열의 전자음악을 선보이는가 하면 어느 순간에는 재즈적인 감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특히 CUES (2016) 같은 앨범에서 드러나듯 이러한 다양한 음악적 특징들이 하나의 단일한 음악적 체계 속에서 구성되었다는 느낌보다는 마치 옴니버스 영화나 컴필레이션 앨범처럼 각기 다른 트랙들로 넘어갈 때마다 난무하기도 한다. 이후 1631 Recordings 레이블에서 발매된 Trozo (2016)를 계기로 전혀 ..
Chaz Knapp - Withheld (1631 Recordings, 2017) 미국에서 활동 중인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뮤지션 채즈 냅의 신보. 2000년대 초반에 데뷔하여 Our Brother The Native와 Oxalis 등의 프로젝트 활동 중간에도 개인적인 작업들을 꾸준히 발매했지만 Analogue 1 (2013) 앨범을 음원 형식으로 발표한 이후 사실상 그의 이력은 전무하다. 최근에는 사진작가인 아내와 Varied Frequencies라는 개인 레이블을 설립하고 이번 앨범을 발표했는데, 1631 Recordings가 재발매 형식으로 그의 신보 유통을 담당하여 4년 만에 채즈의 작업이 선보이게 된 것이다. 짧지 않은 음악적 공백에도 불구하고 채즈 특유의 내면적 집착이 강하게 묻어나는 음악적 특징들은 여전하다. 깊은 사색으로 인도하는 차분한 사운드와 긴 호흡으로 전개되는 라..
Angus MacRae - Cry Wolf (1631 Recordings, 2017) 런던에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앵거스 맥레이의 신보, 조금 더 부연하면 1631 Recordings에서의 두 번째 앨범. 2015년에 설립(물론 10여년 가까운 Kning Disk 레이블이라는 전사가 존재하긴 하지만)된 1631 레이블은 3년 남짓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모던 클래시컬 계열이나 실험적인 장르의 음악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들을 축적한다. 레이블의 설립자들인 Mattias Nilsson과 David Wenngren은 자신들이 뮤지션이었던 탓에 마이너한 장르의 음악인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있었겠지만, 자신들이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름의 음악적 완성도나 가능성을 지닌 음악인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레이블에서 발매한 콜렉션들은 장르 내의 음악적 성과들을 정리하고 우..
Moinho - Elastikanimal (1631 Recordings, 2017) 파리에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Palois Franck Marquehosse의 프로젝트 그룹 무이노의 두 번째 앨범. 흔히 네오-클래식 혹은 모던 클래시컬 계열로 분류되는 음악적 경향성들에 대해 느끼는 개인적인 감성은 다소 복잡하다. 정통 클래식의 엄밀함에 반한 일련의 새로운 시도와 흐름이라는 음악적 분화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이미 그 자체로 정체되고 고착되어 정형화된 일군의 음악적 스타일이라는 지루함이 공존하곤 한다. 첫 번째 앨범 Baltika (2013)을 들었을 때만해도 사티와 페르트를 연상시키는 피아노 솔로에, 네오-클래식이라고 하면 흔히 연상되는 익숙한 스타일에서 무이노에 대한 인상은 후자에 기울어졌다. 특히나 열악하게 느껴진 사운드 퀄리티는 음악에 대한 집중을 방해했던 기억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