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uklang

(7)
Blewitt - Exploring New Boundaries (Neuklang, 2023) 로마 출신 젊은 뮤지션들로 이루어진 재즈 트리오 Blewitt의 앨범. 피아노 Stefano Proietti, 베이스 Oscar Cherici, 드럼 Gian Marco De Nisi 등, 1990년대 초중반 출신의 뮤지션으로 구성된 블레위트는, 전문적인 음악적 훈련과 각자가 지닌 기악적 재능을 바탕으로, 이탈리안 재즈 트리오의 현재성을 인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재즈라는 음악적 지반 위에서 주변 장르의 여러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소화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트리오의 양식에 기반을 둔 표현을 통해, 이를 유연하게 표출하고 있다. 실내악과도 같은 엄밀한 규범에 입각하고 있지만, 각자의 개입은 능동적으로 이루지고 있어, 다양한 양식에 따른 대응은 무척 여유로우며, 이를 통해 완성하는 집합적 표현은 자신들만의 고..
Initiative H - Polar Star (Neuklang, 2022) 프랑스 색소폰 연주자 겸 작곡가 David Haudrechy의 주도로 활동 중인 빅밴드 Initiative H의 앨범. 10인조 이상의 규모를 지닌 재즈 빅밴드가 오늘날의 음악 환경에서 과연 어떻게 자신들의 생존 전략을 모색할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인 질문은 물론, 과연 이와 같은 집단적인 사운드 시스템으로 어떤 연주를 들려줄 것인가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존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밥의 언어가 보편화되면서 소규모 편성이 지닌 응집성을 활용해 재즈는 진화를 이루었고, 퓨전 이후의 변화에서도 이와 같은 분위기는 대세와도 같은 분위기를 형성했지만, 간혹 실험적인 음악적 확장을 규모를 통해 실현하려는 시도 또한 꾸준히 존재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이와 같은 시도가 일회적인 이벤트가 아닌 지속성..
Baptiste Bailly - Suds (Neuklang, 2021) 스페인에서 활동 중인 프랑스 재즈 피아니스트 Baptiste Bailly의 솔로 앨범. 지금까지 듀오와 트리오로 각각 한 장씩의 앨범들을 발표한 이후, 이번 녹음에서는 솔로 공간에서의 연주와 음악을 선보이게 된다. 밥티스트의 음악을 발매 순서로 들어보면 조금씩 조심스럽게 자신의 음악적 표현을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기타리스트 David Minguillón과의 듀엣 앨범에서는 라틴적인 색감을 강하게 표출하는 재즈 피아니스트의 면모를 보여줬다면, 트리오 녹음에서는 자신의 음악적 콘트라스트를 낮추는 대신 폭넓은 표현의 가능성들을 시사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솔로 녹음에서도 라틴적인 감성을 밑바탕에 깔고 있지만, 장르적인 유연성을 확대하는 동시에 다양한 기악적 표현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Initiative H - Broken Land (Neuklang, 2018) 프랑스의 색소폰 연주자 David Haudrechy가 이끄는 빅밴드 이니시아티브 아시의 신보. 대규모 편성의 연주를 그리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IH의 연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밴드의 리더인 다비드가 피아니스트 Grégoire Aguilar와 함께 결성한 듀엣 Endless의 Lost Lake (2017)와, IH의 멤버인 트럼펫 연주자 Nicolas Gardel이 이끄는 The Headbangers의 The Iron Age (2018) 때문이었다. 이들을 포함 12~3명에 이르는 연주자들 외에도 여러 명의 게스트들이 참여해 녹음을 진행하고 있는데, 모두 다 거명할 수는 없지만 최근 유럽 재즈 씬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준 젊은 뮤지션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번 앨범은 Deus Ex ..
David Tixier Trio - Universal Citizen (Neuklang, 2018) 프랑스, 스위스, 크로아티아의 뮤지션들인 David Tixier (p), Rafael Jerjen (b), Lada Obradović (ds) 등으로 구성된 재즈 트리오 DTT의 신보. 2016년 결성 이후 녹음된 라이브 미니 앨범 EP Live at RTS (2017)을 제외하면 이번 음반은 이들의 공식 첫 풀타임 리코딩이다. 첫 앨범의 타이틀로 '보편적 시민'이라는 화두를 들고 나온 것은 종교, 인종, 국적 등의 문제와 관련한 오늘날 유럽의 정세와 무관하지 않겠지만, 다국적에 남녀 혼성으로 이루어진 트리오의 구성과 연관해 생각해도 그 자체로 적절하다는 인상을 준다. 이러한 사정을 떠나 음악 그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라이브 EP에서 선보인 음악적 일체감은 이들 트리오의 활기와 통합적 성격을 엿볼 수 있..
Arkady Shilkloper & Vadim Neselovskyi - Lustrum (Neuklang, 2017) 독일에서 거주 중인 러시아 호른 연주자 아카디 쉴클로퍼와 뉴욕에서 활동 중인 우크라이나 피아니스트 바딤 네스롭스카이의 세 번째 듀엣 앨범. 2011년 아카디의 Moscow Art Trio의 멤버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Last Snow (2013)와 Krai (2014)를 연이어 발표하며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둘 만의 호흡을 보여줬다. 이번 앨범을 듣기 전에 들었던 감정은 기대감보다는 설렘에 가까웠다. 그 만큼 아카디와 바딤이 이전 두 장의 앨범에서 보여줬던 음악적 합의는 유사한 형식의 그 어떠한 음반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느낌을 전해 줬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아카디와 바딤 두 뮤지션에 대한 개인적인 맹목적 팬심 또한 크게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이번 앨범을 포함한 이들의 전체 듀엣 음반에..
Endless - Lost Lake (Neuklang, 2017) 프랑스 출신 David Haudrechy (ss)와 Grégoire Aguilar (p) 듀엣의 첫 앨범. 사실 이들 두 젊은 뮤지션의 이름은 생소하다. 다비드는 Initiative H라는 빅밴드에서 활동했고 그레그와르는 Jazz Addict Trio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 역시 낯선 이름들이다. 때문에 이 앨범을 들으면서 무의식적으로 Wayne Shorter와 Herbie Hancock의 1 + 1 (1997)을 레퍼런스로 삼아 비교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를 하고 난 후, 이번 레코딩 그 자체를 텍스트 삼아 감상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듣기 시작했다. 형식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20년이라는 시간의 경과와 그 사이에 축적된 음악적 성과가 직접적인 비교 과정에서는 전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