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트럼펫 연주자 조슈아 트리니다드의 신보. 조슈아의 통산 일곱 번째 음반으로 알려진 이번 녹음에서는 Jacob Young (g)과 Stale Liavik Solberg (ds)가 참여하고 있어 예전과는 다른 질감의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미국 출신이긴 하지만 그동안 조슈아는 질주하듯 몰아치는 빠른 속도의 화려한 아메리칸 스타일의 연주와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전자 음향이 만들어내는 앰비언스를 배경으로 프레이즈와 호흡 사이의 간격을 여유 있게 가져감으로써 정적이고 사색적인 모멘텀을 이어가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때문에 다분히 유러피언, 특히 북유럽 트럼펫 연주자들의 모습이 조슈아에게서 종종 오마주 되곤 했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노르웨이언 뮤지션들과 트리오 포맷으로 자신의 음악적 지향을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있는 셈이다. 우선 앨범에 대한 첫인상에서 북유럽적인 스타일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평소 조슈아가 선보였던 사색적인 프레이즈나 소리의 공간에 여백을 두고 잔향으로 채우는 등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에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북유럽 스타일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다만 연주의 공간을 구성하는 방식에서는 서로 일정한 거리를 취하면서 상대에 대해 의도적으로 시크한 태도를 보이는 듯한 모습처럼 비친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타와 드럼 위에 트럼펫 혼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만들고 때로는 하모니의 유기성이 헐거운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는 개별 공간의 자율성이 단순한 개별성으로 드러난 모습처럼 보이며, 이러한 느낌은 앨범 전체에서 가장 격정적인 순간을 기록한 “Bedside”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개별 공간에서 마치 각개전투를 벌이는 듯한 독자적인 프레이즈들은 최소한의 규칙성 속에서 진행되는 단순한 대칭적 조합처럼 나타난다. 어쩌면 스타일이나 형식적 외형에 대한 집착이, 이와 같은 유형의 음악에서 요구되는 구성 공간 상호 간의 유기성이나 내밀함을 상대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그런데도 자신의 음악적 신념을 구체화하기 위한 조슈아의 노력에 나름의 의미를 찾아본다.


2018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