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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Alex Somers - Siblings 1 & 2 (Krúnk, 2021)

미국에서 활동 중인 아이슬란드 작곡가 겸 프로듀서 Alex Somers의 앨범. Sigur Rós의 오랜 음악 동료로, 여러 유명 작곡가와 뮤지션의 조력자로, 프로듀서와 엔지니어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때로는 앨범 아트워크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름으로 몇 편의 인상적인 영화와 드라마에서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는데, 알렉스의 오랜 음악 커리어를 생각한다면 이번 두 장의 앨범이 자신의 이름으로 발매되는 첫 솔로 작이라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2014-16년 사이에 주로 쓰인 것으로 전해지며 오랜 시간 그의 하드 속에서 시간이 날 때면 가끔 재생되고 수정되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곡 중 일부는 몇몇 영화와 다큐멘터리에서 선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작업곡 상당수를 공개하기로 한 것은 최근의 일로 전해진다. 피아노, 드럼, 베이스, 기타, 바이올린 등과 같은 연주 악기들은 실제 녹음으로 완성되었고, 여기에 사운드 디자인이나 샘플링 같은 전자 장치도 함께 활용되고 있다. 개별적으로 작업된 곡임에도 앨범은 마치 하나의 웅장한 내러티브를 지닌 스토리 텔링을 이루는 듯하다. 트랙과 트랙이 넘어가는 자연스러운 연결이나 개별 테마에 따라 전해지는 정서적 흐름은 무척 자연스럽다. 앨범 속 몇몇 곡에서는 시귀르로우스의 인상적인 테마가 연상되기도 하지만 15년 넘는 이들의 오랜 협력 기간을 생각한다면 그 느낌들이 누구에게 귀속되는 것인지를 판단한다는 것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아이슬란드 밴드의 포스트-록 특유의 분위기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 음악이나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현대 작곡의 특징이 두드러지는가 하면 그 언어에서도 미니멀리즘을 구체적 표현의 완성을 통해 그 반대의 방식으로 확장하려는 듯한 실험적 태도 또한 엿볼 수 있다. 다양한 음악적 특징을 지닌 여러 곡을 하나의 단일한 텍스쳐로 엮어낸 믹싱과 마스터링 작업의 성과 또한 인상적이다. 감정적 표출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듯한 사운드의 질감에 정서적 대치를 아우르는 듯한 모호한 공간 표현 등은 그 자체로 시네마틱 한 분위기를 훌륭하게 완성한다. 지금까지 알렉스가 음지와 양지에서 관여했던 모든 음악 작업을 집약적인 형태로 축약한, 알렉스의 마스터피스다. 이제 겨우 2021년의 1/4이 지나려는 순간이지만 올해 베스트 10 앨범 중 한자리는 분명 차지할 것이다.

 

2021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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