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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ambientsketchbook - The Passing Of Seasons (self-released, 2021)

ambientsketchbook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영국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Lee Gorman의 앨범. 10년 가까운 활동 기간 중 선보인 음악들은 앰비언트라는 장르적 한정에 국한되지 않는다. 앨범에 따라 포스트-록 혹은 슈게이즈의 영향이 강하게 반영되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일렉트로닉의 특성이 부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여러 요소적 특징이 음악적 진화를 통해 하나의 자연스러운 통합을 이루며 이제는 서서히 자신만의 고유한 표현을 완성해가는 듯하다. ASb의 연주에서 가장 두드러진 사운드는 단연 기타일 것이다. 다양한 토너와 이펙터를 통해 연출된 사운드는 각 곡의 특징에 따라 고유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그만큼 연주 악기로서의 특징보다는 음향적 구성을 위한 핵심 도구의 성격이 강하다. 서로 다른 톤과 질감으로 교차하는 몇 개의 기타 루프만으로도 독특한 분위기의 앰비언스를 완성하기도 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순환적 반복이 중첩되어 밀도감 있는 레이어링을 이루기도 한다. 기타의 리버브에 온전한 일치를 이루는 사운드 스케이프의 구성을 이루는가 하면, 정서적 긴장을 유도하는 러스티 한 디스토션에서도 차가운 일렉트로닉으로 온도를 낮추는 등 균형과 안정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비교적 간단한 테마를 이와 같은 방식으로 빌드-업하며 도입과는 전혀 다른 형식의 결론을 유도하는 음악적 집중력은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거대한 서사보다는 일상적 묘사에 치중하는 모습 또한 이번 앨범의 매력 중 하나일 것이다. 전체적으로 균일한 텍스쳐를 보여주고 있지는 않지만 이와 같은 소박한 묘사적 특징이 전하는 정서적 일체감은 나름 인상적인 앨범이다.

 

202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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