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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Benedicte Maurseth - Hárr (Hubro, 2022)

노르웨이 민속 음악가 Benedicte Maurseth의 앨범. 베네딕트는 자국의 전통 민속 음악에 뿌리를 두고 활동하는 뮤지션으로 그 언어와 표현을 현재 진행형인 활동으로 대중에게 인식될 수 있도록 많은 음악적 기여를 하고 있다. 이번 작업에서도 그녀는 노르웨이 전통 바이올린의 일종인 하르당에르 피들을 연주하고 있으며 새로운 오리지널을 통해 민속 음악을 현대 장르의 맥락에서 사고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베네딕트는 재즈 뮤지션은 물론 클래식이나 일렉트로닉을 포함한 주변 장르와의 폭넓은 교류를 보여주며 민속 음악의 장르적 확장에도 많은 노력을 펼치고 있는데, 이번 앨범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는 충분한 여지가 존재한다. 녹음은 기본적으로 베이스/일렉트로닉 Mats Eilertsen과 비브라폰/퍼커션/일렉트로닉 Håkon Stene 등 트리오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여기에 일렉트로닉 Jørgen Træen, 색소폰 Rolf-Erik Nystrøm, 하모니카/일렉트로닉/샘플/퍼커션 Stein Urheim 등이 게스트로 참여하고 있다. 막강하면서도 다채로운 인적 구성만으로도 이번 작업에서 베네딕트가 보여줄 음악적 세계관이 무척 다면적이고 복합적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번 앨범에서는 임프로바이징, 미니멀리즘, 앰비언트 등의 다양한 장르적 요소들을 북유럽의 민속적 테마와 접목하며 그녀만의 독창적인 음악관을 다시금 확인하고 있으며, 그 어우러짐은 민속성을 우위에 두면서도 주변 장르의 접근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무한한 확장의 가능성을 시사하게 된다. 주변 장르적 특징들은 단순히 요소적인 일부로 기능하지 않으며 베네딕트의 음악에 구조화된 체계처럼 작용하며 온전한 일체감을 경험하게 한다. 이번 작업은 Hardanger Musikkfest의 의뢰로 제작되긴 했지만, 지금까지 베네딕트가 간헐적으로 선보였던 생태주의적 관점을 전면에 부각하고 있으며, 이는 이번 앨범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일 것이다. 그녀가 어린 시절부터 자라고 지금까지 생활하고 있는 하르당에르에 위치한 하르당에르비다 국립공원에서 녹음한 순록, 목동, 새, 곤충 등 자연과 그 일상의 소리들을 활용하며 음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구체화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지금까지 베네딕트가 보여준 음악적 표현과는 조금은 결이 다른 묘사적 특징이 지배적이면서도,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포용하는 그녀의 음악적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인상 깊은 작업이다. 참고로 앨범의 타이틀은 하르당에르비다를 상징하는 산인 Hårteigen의 별칭이라고 한다.

 

20220228

 

 

 

related with Benedicte Maurseth

- Benedicte Maurseth & Åsne Valland Nordli - Over Tones (ECM, 2014)
- Danielle de Gruttola, Henry Kaiser, Benedicte Maurseth, Stein Urheim - Be Here Whenever (Jazzland,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