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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Billy Childs - Map To The Treasure: Reimagining Laura Nyro (Sony Masterworks, 2014)


피아니스트 빌리 차일드의 신보. 빌리 차일드의 음악 감독으로써의 개인적인 취향과 열망이 이번 앨범에서도 충분히 반영된 듯한 느낌을 준다. 이전 앨범들에 비해 확연히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하기 그지 없는 게스트들의 면모인데, 마치 콘체르토의 형식을 염두에 둔 듯, 피아노가 지휘하는 재즈 오케스트레이션과 여러 협연자들의 컬래버레이션은 앨범에 수록된 각각의 곡마다 특별한 의미를 주기에 충분하다. 워낙 화려한 게스트들이다 보니 피아니스트로써의 빌리의 존재감은 뒤로 한 발 물러선 듯한 느낌을 주지만, 각각의 곡 마다 자신의 음악적 특징이 잘 반영된 편곡과, 오케스트레이션과 협연자들의 조화를 완성시키는 음악 감독으로써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빛을 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그가 이전에 선보였던 일련의 재즈 체임버 레코딩과 관련지어서 본다면 그 음악적 형식을 더욱 확장시켰고, 확대된 볼륨 안에서도 자신이 의도한 음악적 조율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작들에서는 재즈 체임버의 음악적 형식에 대한 가능성을 사고하고 그 다양한 표현들을 실험했다면, 그러한 작업들이 무엇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진 것인지에 대한 그 완성된 형태를 이번 앨범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요마나 웨인 쇼터와 같은 연주자들도 게스트에 있지만, 이번 앨범의 테마가 로라 니로에 대한 헌정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여성 보컬들이 중심이 된 컬래버레이션 협연이 주를 이루고 있다. 뛰어난 음악적 재능에 비해 불운한 삶을 살다 간 로라 니로의 음악적 업적을 다시금 이끌어내기 위해 빌리 차일드는 자신  음악적 역량을 최대한 동원한 샘이다. 빌리 차일드 자신이 그동안 심혈을 기울였던 음악적 시도들이 일정한 형식이 갖춰졌으니 이후에 그가 선보일 수 있는 음악적 조합의 가능성들에 기대를 갖게 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2014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