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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Blank & Jones – Relax: Jazzed (Sound Colours, 2012)


독일 출신의 트랜스 듀오 B&J의 2012년 Relax 시리즈. 이들이 지금까지 발매한 앨범이나 싱글들은 어찌나 많은지, 여기에 월간 윤종신 류의 앨범까지 꾸준하게 발표해주신다. B&J의 음악은 가끔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Relax 시리즈나 Mix 앨범 몇 장 들었던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사실 그렇게 심오하게 들어본 적도 없는, 일상의 배경음악들 중 하나다. 간혹 이들은 뜻밖의 뮤지션들을 참여시켜 녹음한 앨범을 발표하기도 하는데, 여기 이 앨범에는 Julian & Roman Wasserfuhr가 게스트로 참여하고 있다. J&R의 앨범이라 하고 들려주면 영락없는 J&R 형제의 음악들이다. 반대로 B&J의 음악이라고 생각하고 들으면 이전과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지만 누가 뭐래도 B&J의 음악이다. 서로 다른 장르의 뮤지션들이 만나 작업한 일종의 컬래버레이션이지만, 각기 다른 장르의 배경이 쉽게 지워질 만큼 이들의 음악적 언어에는 공통점이 많아 보인다. 이 앨범에만 고유한 음악적인 분위기는 J&R 형제가 만들었다고 할 수 있지만, 섬세한 어레인징이나 구체적인 사운드의 어프로치는 순전히 B&J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앨범 전체를 지배하는 다운템포에 칠아웃을 유도하는 엠비언트 스타일의 음악이 재즈의 형식으로 포장된 것이다. 이 후에 발표된 J&R 형제의 Running (2013)에 이 앨범에서 사용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활용되고 있다. 보컬이나 현악기의 사용과 같이 비록 형식적인 요소들이긴 하지만 이 앨범과의 연관성을 무시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서 쓸데 없는 여담 하나.. 예전에 유럽 출장 중 고속도로를 시속 220Km 이상으로 운전하며 B&J의 음악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좁은 시야 사이로 차들이 슬로우 모션처럼 지나가더니 E91 M3의 엔진과 배기음이 사라지고 B&J의 음악만 들리더라는. 심장 박동은 물론 아드레날린의 분비까지 멈춰선, 비록 짧은 몇 초의 순간이었지만 절대입신의 경지를 이들의 음악을 통해 경험했다는 ㅎㅎ

2014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