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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David Six - Dance with the Ghosts Chamber Sextet (Session Work, 2023)

 

오스트리아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David Six의 Dance with the Ghosts 프로젝트 중 Chamber Sextet 앨범.

 

데이비드는 총 3부작으로 기획한 Dance with the Ghosts 프로젝젝트를 예고했는데, 쿼텟 세션을 담고 있는 첫 번째 Dance with the Ghosts Quartet (2023)은 올해 3월에 공개했고, 여러 뮤지션들의 솔로 연주로 이루어진 Soloist는 오는 11월 발매 예정이다. 이번 작업은 그 두 번째에 해당하는 Chamber Sextet의 녹음을 담고 있으며, 바이올린 Irene Kepl, 첼로 Clemens Sainitzer, 트럼펫 Simon Zöchbauer, 클라리넷 Mona Matbou Riahi, 퍼커션 András Dés 등의 뮤지션들이 참여하고 있다. 쿼텟 앨범의 경우 트럼펫을 포함한 전형적인 재즈 쿼텟의 편성에 기반한 연주를 들려준다면, 이번 작업은 독특한 라인-업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실내악적인 규범 안에서의 임프로바이징의 공간을 개방하는 모던한 양식을 포함하고 있다. 이미 전작에서도 개별 연주자들의 역량을 바탕으로, 앙상블의 엄밀함을 강조하며, 강한 음악적 몰입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프로젝트의 연속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앨범에서는 실내악적인 양식을 실현하고 있지만, 음악적인 내용에서는 데이비드 특유의 장르적 다면성을 담아내고 있으며, 이는 단지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복합적 특징이 아닌, 내면화된 하나의 균일한 언어적 표현으로 재현하고 있어 무척 인상적이다. 단순히 클래식, 재즈, 민속, 아방가르드 등이 서로를 대면하며 이루는 경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인과성을 지닌 하나의 균일한 표현 속에서 내재화되어 있다. 전작인 1부에서는 은유적인 방식으로 이와 같은 다면성을 다뤘다면, 이번 작업에서는 그 특징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는데, 이는 편성의 성격을 통해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것으로 보이기에, 이번 앨범의 독특한 매력의 일부를 이루기도 한다.

 

작곡을 통해 전달하려는 의지는 6인조의 편성을 통해 실현하고 있으며, 그 방식에서는 전작과도 유사한 구조적 엄밀함을 활용하고 있다. 정교하게 조직한 사운드의 조합이지만, 오케스트레이션과 같은 집합적 표출이 아닌, 실내악 고유의 공간적 표현을 활용하고 있어, 그만큼 개별 기악적 라인이 연출하는 섬세함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사운드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하모닉스를 연출하며 농밀한 세츄레이션을 만들어 내는가 하면, 각자의 기악적 표현과 멜로디가 서로 중첩과 대면을 이루며 독특한 텐션을 지닌 입체적인 공간을 구성하기도 한다. 앨범 전체는 구조화된 공간 안에서의 엄밀함을 간직하고 있지만, 다양한 구성과 조합을 통해 풍부한 표현을 재현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에 장르적 다면성 또한 함께 녹아들어 있어, 각각의 트랙이 간직하는 개별적 특징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물론, 잔잔한 흐름을 이어가는 하나의 곡 안에서도 고요한 역동을 담아내기도 한다.

 

작곡의 의도를 반영한 구성의 엄밀함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풍부한 음악적 상상력을 압축적으로 집약하고 있는 듯하여, 소리로 표출되는 공간 이면의 여백에도 귀를 기울이게 되는, 강한 몰입을 제공한다. 프로젝트가 담고자 했던 사회적 메시지와 제작 의도에 충실하여, 각 곡의 표제적 특징 또한 설득력 있게 연주를 통해 재현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과 결과가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는 것이 이번 앨범의 가장 큰 미덕이다.

 

 

2023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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