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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Jonas Kopp - Exploraciones Internas (Osmosis, 2021)

아르헨티나 DJ 겸 프로듀서 Jonas Kopp의 앨범.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축적해오던 중에 돌연 자신과의 단절을 선언한 이후, 약 1년간의 침묵 끝에 Pleiadian Key Tones (2020)을 선보인다. 하지만 이 앨범은 기존 자신의 영향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음악적 방향을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일련의 탐색 작업이라는 성격이 강하다는 인상을 준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번 앨범은 확실히 그가 말한 '단절'(una pausa)의 의미에 조금은 더 근접한 작업이라고 부를 수 있을 듯하다. 감각적인 BPM의 속도를 한층 느리게 가져가고 비트를 축약하거나 생략함으로써 사운드의 이미지를 형상화할 수 있는 공간을 확장하고 있다. 테크노 계열의 감각적인 댄스 음악에서 한참을 물러서 있으며 앰비언트적인 경향적 특징을 강하게 드러낸다. 기존에 사용했던 신서사이저의 사운드를 새로운 장르적 지반 위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자신의 해답을 제시하고도 했고, 비트 시퀀싱을 대신해 아르페지에이터나 모듈레이터의 조합을 통해 어떻게 감각적 구성을 연출할 것인가에 대한 예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 앨범에서 선보인 접근이 최근의 전작에서 드러난 다양한 가능성의 일부를 확장한 측면도 존재하기 때문에 조나스의 이후 작업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하기 힘들다. 스스로 '단절'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최근 전작부터 이번 앨범까지 연이어 들어보면 연장 혹은 갱신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다른 장르적 지반 위에서 이루어진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섬세한 사운드 텍스쳐, 정교한 레이어링, 서사를 염두에 둔 드라마틱한 진행 등은 강박이라고 해도 무관할 만큼 조나스 특유의 유니크한 면모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또한 자신의 과거 음악으로 언제든지 회귀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니 이번 작업이 계속 이어질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다만 본인의 장기적인 음악적 순환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지켜볼 가치는 충분한 앨범이다.

 

202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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