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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Jonas Kopp - Technocracia (Osmosis, 2021)

아르헨티나 DJ 겸 프로듀서 Jonas Kopp의 앨범. Technocracia라는 앨범 타이틀을 보고 혹시 조나스가 기존 작업으로 돌아간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데, 예상과는 달리 이번 작업 또한 조나스가 '단절'(una pausa)이라는 표현을 통해 기존 활동과 차별화된 음악을 선보이면서 제시했던 일련의 작업 중 Exploraciones Internas (2021)와의 연속성이 강조된 듯한 인상을 준다. 앰비언트의 경향적 특징을 강조하면서 기존 자신의 신서사이저 사운드를 새로운 공간 속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 예전보다 한층 느려진 BPM에 비트 시퀀싱을 대신하는 듯한 아르페지에이터의 활용은 지난달 전작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암시한다. 대신 전작에서는 밝은 톤의 사운드를 자주 활용하면서 넓은 공간에서 울리는 풍부한 배음을 강조했다면, 이번 앨범의 경우 세츄레이션이 빠진 듯한 묵직한 음향에 밀도 있는 드라이 룸에서의 리버브를 부각하고 있어, 조금은 다른 심리적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애트모스피어 탓에 앨범은 다분히 다크 앰비언트적인 성향을 보여주고 있고, 차갑고 무거운 텍스쳐의 사운드는 다분히 황량한 인더스트리얼 감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순환적 엔벨로프를 이어가는 라인이나 아르페지오의 플로우는 마치 테마를 구성하는 듯한 연속적인 루프나 반복을 이루고 그 위에 다른 음향과 효과의 개입을 통해 빌드-업 되는 진행을 보여, 라이브 시퀀싱으로 완성된 듯한 음악적 특징을 보여준다. 사운드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서로 다른 텍스쳐를 정교한 레이어링을 통해 하나의 공간에 배치하고 구성하는 능력은 그 자체로 조나스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 여러 순간 기존 조나스의 음악에서 속도를 낮추고 비트를 제거한 것이 지금의 연주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는데, 그만큼 그의 음악이 주는 심리적 몰입감은 뛰어나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와 같은 흐름을 이어갈 다음 작업을 충분히 기대할만하다.

 

202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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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nas Kopp - Exploraciones Internas (Osmosis,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