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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LTO - Daear (Denovali, 2021)

영국 전자음악가 Stephen Packe의 솔로 프로젝트 LTO의 앨범. 전설적인 Old Apparatus의 일원이었으며 5-6년 전부터 LTO라는 솔로 프로젝트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스토리 텔링 구조에 기반을 두고 내러티브의 형식적 구성을 이어가는 그의 음악은 마치 일렉트릭 시네마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번 앨범 또한 중세 웨일스의 신화와 화성에 대한 SF적인 상상력을 발휘해 웅장한 음악적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이번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풍부한 사운드와 효과에 있다. 신서사이저를 기본으로 활용하면서도 그 질감은 마치 전통 악기의 모습에 근접한 사운드를 재현하고 있다. 그렇다고 연주 악기의 소리를 대체하기 위해 전자음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그 톤을 따라 하지만 일렉트로닉 특유의 배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이미지너리 한 분위기에 현실감 있는 상상력이 가능하도록 유도한다. 모호하게 진동하는 스트링 신스, 전투적 긴장감을 묘사를 위해 개입하는 듯한 퍼커션, 중세의 전통 악기와 같은 웨이브를 연출하는 브라스, 굴절되어 전달되는 피아노 등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흐리는 듯한 음악적 장치로 활용된다. 이러한 사운드들은 내러티브의 전개에 따라 각각 어울리는 형식적 조합을 통해 다양한 양식의 집단 합주의 레이어를 이루는데, 특히 민속적인 테마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마치 중세와 미래가 충돌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레이어링은 마치 고전적인 오케스트레이션이나 7, 80년대 아트-록을 연상하게 할 만큼, 다분히 대중적인 접근이 용이한 문법과 언어를 활용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는 기존 LTO의 음악과 조금은 다른 결을 느낄 수도 있지만, 모호함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는 분명 성공적이다. 가볍게 듣기에도 부담 없는 앨범이다.

 

202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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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O - Storybook (Injazero,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