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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Lithium - Red (Challenge, 2018)


핀란드와 포르투갈 출신 뮤지션들로 구성된 신생 4인조 재즈 그룹 리튬의 데뷔 앨범. 밴드 자체는 새로 결성되었지만 Joonas Tuuri (b), Jonne Taavitsainen (ds), Alexi Tuomarila (p), André Fernandes (g) 등 그 구성원들의 면모를 보면 결코 예사롭지가 않다. 유러피언 재즈 씬에서 Tomasz Stanko, Eero Koivistoinen 등 여러 거물들과의 협연과 더불어 최근 몇 년 사이 자신의 트리오와 쿼텟 등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알렉시는 물론, 이미 자신의 개인 활동만으로도 충분한 이목을 끌고 있는 기타리스트 안드레 또한 예사롭지가 않다. 이들 둘은 최근 안드레의 Dream Keeper (2016) 앨범 리코딩에서 인상적인 협연을 남기기도 했다. 베이스 주자 주나스는 Bowman Trio의 멤버로도 활동 중이며 드러머 존과 함께 트리오 Threedom에서도 함께 하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 알렉시와 안드레는 상호보완을 통해 기존 자신들의 음악적 표현들을 더욱 강화하고 확대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안드레의 입장에서 보면 앞서 언급된 2016년 앨범의 축약처럼 들리기도 하면서 동시에 알렉시의 전작 트리오 앨범 Kingdom (2017)의 확장이라는 느낌도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그만큼 기타리스트와 피아니스트의 음악적 개성이 잘 녹아있으면서 멜로디와 라인을 구성하는 두 사람의 합의가 최상의 조건 속에서 구현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최상의 조건을 구성하는 가장 큰 힘은 당연히 베이스와 드럼의 역할에 있다. 구성적 합의에 의해 개방된 두 공간에서의 자율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진행의 균형을 보장하는 중추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가장 전형적인 유러피언 스타일의 공간 분할과 활용에 기반을 두면서도 진행에 우위를 둔 접근과 보수적인 언어의 구사를 통해 익숙한 안정감을 제공하기도 한다. 때문에 단 한순간도 거칠거나 무리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여유 있게 에너지를 비축하며 망설임 없이 순항하는 안정감은 물론 순간의 변화에도 능숙하게 반응하는 균형감은 무척 인상적이다. 이와 같은 음악적 조합은 언제나 환영이다.

2018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