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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ats Eilertsen - Hymn for Hope (Diger Distro, 2021)

노르웨이 베이스 연주자 Mats Eilertsen의 앨범. 몇 개의 개인적인 그룹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마츠의 활동을 생각한다면 개인 이름으로 발매된 이번 앨범은 독특하다는 인상을 준다. 또한 이번 앨범에는 색소폰 Tore Brunborg, 기타 Thomas T. Dahl, 드럼 Hans Hulbækmo 등 마츠와 평소 다양한 방식으로 음악적 합을 이뤄왔던 동료들이 참여하고 있어, 그의 Radio Yonder (2009)나 SkyDive (2011)와 같은 초기 쿼텟 작업을 직접 떠올리게 한다. 특히 토레와 토마스의 경우 해당 앨범은 물론 그의 초기 쿼텟에서도 함께 작업했던 탓에 이와 같은 느낌은 더욱 강하다. 물론 그사이 해당 작업을 염두에 둔 듯한 솔로 프로젝트가 존재하긴 했지만, 이번 앨범에서와 같이 온전히 그 형식을 재현한 것은 10년 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연히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 변화가 있었을 것이기에 이번 앨범 또한 일정한 시대 흐름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고, 제목에서도 암시하는 바와 같이 오늘날의 현실을 반영했음을 상상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과거와 같은 형식적 정연함 대신 개별 공간의 자율성을 확장해 더욱 능동적인 표현을 개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율적 능동성에 의존하고 있지만 인터플레이의 모티브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그 계기를 지속하는 인터렉티브 한 모습은 과연 이보다 더 적절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과하지 않으면서도 솔리드 한 균형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자율적 공간 활용은 재즈 내의 여러 장르적 표현으로 표출되기도 하는데, 프리에서부터 록에 이르는 다양한 양식들이, 참으로 미묘하게도 복고적인 스타일로 수렴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특히 인상적이다. 이는 마치 70년대 유럽에서 행해졌던 재즈 내의 다양한 음악적 실험들을 떠올리게 하는가 하면, 그 시절 ECM이 들려줬던 인상 깊은 성과들을 복원한다는 느낌도 들게 한다. 실제로 여러 트랙에서 통해 당대 북유럽 선배 뮤지션들이 선보였던 다양한 분위기의 곡들을 떠올리게 해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앨범 전체에 걸쳐 에어리 한 공간감을 연출하고 있어 아련한 기시감을 경험하게 한다. 과연 이와 같은 느낌을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에서도 신선한 감흥을 제공한다는 점은 분명하며, 어쩌면 이러한 대목이 이번 앨범이 보여주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20211202

 

 

 

related with Mats Eilertsen (as SkyDive Trio)

- Mats Eilertsen Trio – Sails Set (Hubro, 2013)
- SkyDive Trio - Sun Sparkle (Hubro, 2018)
- Jacob Young, Mats Eilertsen, Audun Kleive - Eventually (ECM,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