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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Sinikka Langeland - Wolf Rune (ECM, 2021)

노르웨이 뮤지션 Sinikka Langeland의 앨범. 이번 앨범에서 시니카는 북유럽 민속 악기인 칸텔레를 이용한 연주와 자신의 보컬로 이루어진 솔로 녹음을 선보인다. 지금까지 동료 뮤지션들과 함께 재즈라는 장르적 특성을 활용해 민속적 테마를 담아내는 작업을 진행했다면, 이번 리코딩은 전적으로 북유럽의 민요와 이로부터 영감을 받은 자신의 오리지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때문에 포크 싱어로서의 시니카의 재능은 물론 칸텔레 연주자로서의 면모도 감상할 수 있다. 범신론적인 세계관이 지배적인 북유럽의 민속적 전통은 자연에 대한 사색적 태도로 이어지며, 이는 앨범은 물론 개별 곡의 타이틀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특히 북유럽 고대 문자 혹은 시어를 뜻하는 'Rune'이라는 개념을 활용해 자신의 음악이 지닌 의미를 암시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찬미하고자 하는 자연 사물을 향한 주술적 영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때문에 앨범에서 보여주는 시니크의 음악은 자연을 향한 경외감은 물론 고대 종교적 신비감까지 간직하고 있다. 이 앨범에서 시니카가 연주하는 칸텔레는 기본적으로 펜타토닉 스케일에 기반한 현악기로, 발현과 현명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앨범에서는 여러 개의 칸텔레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때에 따라서는 전통적인 기타 사운드와 유사한 특징을 보여주는가 하면, 어떤 연주에서는 다분히 에스닉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 악기가 지닌 다면적인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넓은 음역대를 커버하는 연주로 마치 61 키의 하프시코드를 연상하게 하는 사운드를 들려주는가 하면, 보우를 활용해 현대적인 고전 현악의 음색을 커버하는 듯한 모습도 볼 수 있다. 때문에 하나의 악기군으로 이루어진 연주라고 보기 힘든 다채로운 텍스쳐가 만들어내는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시니카가 부르는 노래 가사의 뜻을 알 수 없어 많이 아쉽긴 하지만, 그녀가 전달하고자 하는 진솔한 만큼은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2021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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