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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Vijay Iyer - Uneasy (ECM, 2021)

미국 재즈 피아니스트 Vijay Iyer의 트리오 앨범. Break Stuff (2015)에 이어 ECM에서 발매하는 두 번째 트리오 앨범이며 이번 녹음에서는 말레이시아 출신 호주 베이스 Linda May Han Oh, 미국 드럼 Tyshawn Sorey가 참여해, 이전 녹음과 다른 멤버 구성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그가 선보였던 음악들을 보면 비제이에게 있어 트리오 포맷이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편성의 실험 속에서 재즈의 고전적 문법을 갱신하고 새로운 표현 가능성을 선보이려고 했던 노력에 비한다면, 트리오는 기존의 오소독스 한 관행과 어떠한 방식으로든 연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 비제이는 기존의 통상적인 문법을 고스란히 트리오의 공간에 들여오고, 섬세함보다는 에너지 넘치는 다이내믹한 구성으로 녹음을 완성한다. 이는 다분히 음악적 메시지에 힘을 부여하려는 듯한 의도 때문으로 보이는데, 앨범의 타이틀 '불안' 혹은 '불편'이 암시하는 바와 같이 음악을 통한 현실 개입을 의미하기도 한다. "Night And Day"와 "Drummer’s Song"을 제외한 모든 곡은 비제이가 지난 20년 동안 완성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들 중에는 작곡 당시의 사회적 현안을 다룬 첨예한 주제를 포함하기도 한다. 비제이가 직접 언급한 것으로는 납 오염 식수 문제("Children Of Flint"), 2014 BLM ("Combat Breathing") 등이 있지만 그 외의 곡들은 타이틀을 통해 그 맥락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은 메시지가 강한 힘을 발휘하는 만큼 트리오의 연주 또한 강한 역동적 표현을 획득하고 있어, 앨범이 단순한 도구적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교적 전통적인 문법을 따르면서도 직관적이고 능동적인 상호 개입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공간 구성을 보여주고 있어, 기존의 오소독스와는 일정한 거리를 취하고 있는 것은 분명 매력적이다. 민첩함을 요구하는 접근임에도 트리오의 연주는 유연하고 흥미 민첩함을 요구하는 접근임에도 트리오의 연주는 유연하고 흥미로운 음악적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다. 소박한 희망과는 달리 비제이가 비판한 '불안'은 현재 상황에서 더 큰 확산을 암시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그의 Uneasy 프로젝트는 계속 이어질 것은 분명하다.

 

2021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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