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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ADHD - ADHD 6 (self-released, 2017)


아이슬란드 출신 4인조 그룹 ADHD의 여섯 번째 앨범. 2008년에 Óskar Guðjónsson (s), Ómar Guðjónsson (g, b), Davíð Þór Jónsson (p, synth, b), Magnús Trygvason Eliassen (ds, perc) 등 네 명의 친구들로 결성된 그룹은 이듬해 발표한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과 더불어 아이슬란드는 물론 노르딕 재즈씬에서 커다란 주목을 받게 된다. 연이어 발표된 앨범들 마다 큰 호평을 받았으며 이 앨범은 2년 만에 발매된 신작이다. 재즈와 록의 경계에서 펼칠 수 있는 다양한 음악적 형식의 예는 이미 수 없이 많이 관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음악에서 매번 신선함과 독특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데뷔 이후부터 꾸준히 지속시켜 오고 있는 그룹의 음악적 정서 혹은 태도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무런 감정적 동요도 느껴지지 않는 듯한 무색무취의 사운드에, 때로는 관조적이고 무심한 듯한 멜로디는 의외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주의를 갖고 관찰하게 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시크한 태도는 멤버들 상호관계 속에서도 관찰된다. 기본적인 음악적 합의는 재즈에서의 인터플레이라는 관계보다는 음악 그 자체의 구조적 배치 속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각각의 악기가 내는 냉소적인 사운드가 정해진 규칙과 질서 속에서 배열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그 조합이 예상과는 달리 무척 매력적이라는 점이 반전이다. 이러한 매력이 그룹의 독특한 사운드는 물론 음악적 정서와 분위기까지 확장되고 있음은 당연하다. 마치 사운드를 이용해 건축학적 구조물을 만드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지만 애써 깔끔한 마감이나 인테리어로 치장하지 않고 터프한 외장과 실내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방식이다. 거친척 하고 있지만 나름의 완성도 있는 음악을 구사하고 있으며 구조적으로도 뛰어난 상상력이 뒷받침되고 있다. 기쁨도 아니고 슬픔도 아닌, 열정도 아니고 냉정도 아닌 모호한 감정의 경계에서 줄타기 하고 있지만, 세상 일 그토록 명료한 것이 몇이나 되냐고 이들의 음악이 이야기 해주는 듯하다.


2017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