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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AMF [Ana Azevedo, Augusto Mattoso, André Fróes] - Affection (Tratore, 2022)

브라질 피아니스트 Ana Azevedo, 베이스 Augusto Mattoso, 드럼 André Fróes로 이루어진 트리오 AMF의 앨범. 우리에게는 비록 낯선 뮤지션들이지만 이들은 1990년대부터 활동을 시작한 베테랑들로 브라질 현지에서는 나름의 인지도와 음악적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AMF 트리오는 2010년대 중반에 활약했던 Ana Azevedo Trio를 기원으로 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아우구스토도 함께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AMF는 드러머 안드레가 합류하면서 현재의 진용으로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존 AAT와 현 AMF는 미묘하게 다른 음악적 양식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이는데, 기존 트리오의 경우 빌 에반스 트리오의 영향을 직접 언급하며 피아노를 중심으로 하는 구성의 특징을 보여준다면, 현재의 경우 전에 비해 자율적 개별 공간에 의해 활성화되는 인터랙티브 한 측면이 상대적으로 조금은 더 강조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하지만 그 차이는 너무나도 미묘하여 개별 곡에 따라서는 기존 트리오의 특징이 보이는 대목도 존재하지만, AMT의 경우 능동적 자율성이 큰 힘을 발휘하는 순간들이 압도적으로 강한 인상을 풍긴다는 점은, 분명 이들 트리오의 큰 매력일 것이다. 특히 아나의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아름답고 매력적인 멜로디와 라인이 이번 트리오에서도 워낙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기존 트리오의 연장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싶다. 브라질리언 트리오지만 민속적 특징은 크게 부각되지 않으며, 오히려 재즈의 정통적 언어와 표현에 기대어 모던한 양식적 세련미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의 연주는 도입과 테마의 순간부터 강한 몰입을 유도하는 매력적인 멜로디를 특징으로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보여주는 유기적인 치밀함은 전혀 강박적이지 않은 여유로움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무척 섬세하다. 주로 피아노와 베이스에 의해 구성되는 임프로바이징의 모티브들은 이와 같은 섬세함이 확장되는 다양한 뉘앙스를 포괄하며, 여유는 세분화된 음의 분할과 나열로 열정이 되기도 하고, 부연적인 묘사나 서술을 통해 낭만을 연출하기도 한다. 그만큼 이들의 연주에는 풍부한 음악적 상상력을 원동력으로 한다는 것을 누구라도 쉽게 느낄 수 있으며, 이를 온전한 형태로 표현하는 기교에서도 순간 귀를 번쩍이게 하는 놀라운 순간들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AMF가 보여주는 완벽한 일체감으로, 유연하고 자유롭게 공간의 부피와 형상을 바꿔가며 다양한 스타일을 여유롭게 구성한다. 낭만과 열정이 공존을 이루는 매력적인 앨범이다.

 

2022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