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곡가 Aaron Drake의 앨범. 아론은 지금까지 자신의 회사를 경영하며 영화, 드라마, 광고 등과 같은 미디어를 위한 작업을 주로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번 앨범은 자신의 이름으로 발매하는 앨범으로 전해진다. 지금까지 아론이 작업했던 기존 OST 앨범들을 참조하더라도 넓은 의미에서 일렉트로닉 계열로 보이는 일련의 경향성만 엿볼 수 있을 뿐, 음악적 특징을 특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은 본인의 음악적 스타일은 물론, 풍부한 상상력과 이를 현실화하는 뛰어난 능력을 대중에게 알리는 충분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렉트로닉 계열로 분류할 수 있지만, 그 안에는 현대 작곡의 특징적 요소들을 고루 갖추고 있으며 음악을 진행하는 방식에 있어서 또한 다양하면서도 정교한 경험적 기술을 능숙하게 활용하기도 한다. 섬세한 소규모 실내악의 양식을 모방한 듯한 도입이 빌드-업을 거치면서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전개되는 과정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이를 위해 쌓아 올려지는 사운드의 레이어 하나하나는 각기 독특한 특색을 갖추면서도 앙상블을 이루는 방식에서는 온전한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다. 곡의 진행에서 일련의 패턴은 물론 자주 사용되는 사운드의 특징적 텍스쳐가 존재하지만, 매번 그 구성과 활용을 새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가기 때문에 앨범 전체적으로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 군더더기 단 1도 없을 것 같은 말 그대로 퓨어한 사운드만으로도 이처럼 풍부한 감성을 지닌 스토리 텔링이 가능하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다.
2021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