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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Aaron Novik – Our Band Could be as Serious as Your Life (self-released, 2013)


John Zorn의 여러 프로젝트에서 클라리넷 등을 연주하며 이름을 자주 접했던 애론 노빅의 2013년 자가발매 앨범. 이 앨범은 Floating World, Vol. 2로 녹음되었지만 정식 앨범 대신 음원 형식으로 공개되었다. Marie Abe (key), Dina MacCabee (violin), Kasey Knudsen (alto-sax), Lisa Mezzacappa (bass), Jamie Moore (drms)와 함께 6인조로 진행된 이번 레코딩에서 각각의 파트가 담당하는 역할은 매우 독특하다. 하나 하나의 악기들은 마치 독립된 공간에서 자신만의 연주를 진행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 리듬, 라인, 화성 등도 독립된 듯한 진행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와 같은 악기와 요소들의 반복적 (혹은 집단적) 진행이 결국은 하나의 조합으로 완성되는데 그 효과는 마치 하나의 스크린에 옵니버스 영화들이 동시 상영되며 하나의 주제로 콜라쥬되는 모습을 보는 듯 하다. 하지만 이는 초기의 매스 임프로바이징과는 거리가 멀다. 반대로 정교한 집단적 합주의 형식을 취하고 있고, 작은 규모의 실내악이 오케스트레이션 효과를 내는 것처럼 에너지 또한 충만하다. 각각의 트렉들은 음악적 실험을 도모했던 여러 뮤지션들에 대한 헌정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들 뮤지션들의 음악적 특징들을 크로키하듯 묘사하는 것 또한 앨범이 주는 재미 중 하나다. 내 삶은 결코 심각하거나 진지하지 않기 때문에 노빅의 타이틀 워딩은 나를 빗겨가지만, 뭐 이정도의 수준의 serious라면 하루 중 이 앨범의 런닝 타임만큼만 고려해 볼 수도 있을 듯 싶다.


2014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