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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Alex Acuña, Jan Gunnar Hoff & Per Mathisen – Barxeta (Losen, 2012)


페루 출신의 퍼커션 연주자 아쿠냐, 노르웨이 출신의 피아니스트 호프와 베이시스트 마티센의 두번째 공동 앨범. 우선 앨범의 기본적인 성격은 이들 팀의 전작인 Jungle City (2009)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두번째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평소와는 다른 스타일의 의외성 탓에 이번 앨범에서 또한 신기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은 여전하다. 아쿠냐는 그렇다 치더라도 호프와 마티센은 평소 잘 사용하지 않았던 전자 악기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음악적 스타일 역시 흔히들 말하는 퓨전에 가깝다. 호프의 경우 자신의 Jan Gunnar Hoff Group의 활동을 통해 전기 기타 등을 활용한 사운드를 선보이긴 했지만, 엄연히 포스트-밥의 언어를 베이스로 한 활용이었지, 이번처럼 음악적인 언어까지 새롭게 선보인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어기에 아쿠냐의 남미 특유의 민속적 리듬을 활용한 곡들도 선보임으로써 전체적인 분위기에 있어서는 지루할 틈 없이 다체롭다. 어쿠스틱은 물론 전자 악기도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사운드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으며, 대중음악적인 표현은 물론 포스트-밥의 언어를 기본으로 한 음악까지 폭 넓은 사운드를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이 앨범의 단점(반대로 장점)이기도 하다. 개별 곡의 완성도에 있어서는 뛰어난 연출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퓨전, 포스트-밥, 민속음악 등이 각자의 언어로 혼재한 형식의 앨범이다. 때문에 전체적인 분위기는 일관성이 부족하고 딱 꼬집어 하나의 단어로 정의하기 힘들다. 그냥 다양하다. 뭐 일단 그렇다 치고, 개인적으로는 평소 보기 힘들었던 호프의 색다른 이면을 감상할 수 있었다는 점 하나 만으로도 즐거운 앨범.

201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