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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rose Akinmusire – The Imagined Savior is Far Easier to Paint (Blue Note, 2014)


미국 재즈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로 손꼽히는 앰브로스 아킨무시르에의 두 번째 블루 노트 신보이자, 통산 세 번째 앨범. 어느 분야에든 기대치가 높은 사람이 있고, 그 기대치를 늘 상회하는 결과를 보여주는 인물이 있기 마련인데, 앰브로스 역시 그들 중 하나로 손꼽을 수 있다. Thelonious Monk International Jazz Competition과 Carmine Caruso International Jazz Trumpet Solo Competition 등 북미 재즈의 가장 권위 있는 두 경연을 석권하고 혜성처럼 나타났다고 한다. 하지만 그 전인 고딩 시절 스티브 콜맨의 눈에 띄어 유럽 투어의 맴버로 활동했고, 이후 남가주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한다. 흔한 말로 타고난 재능에 이론적 배경까지 갖췄으니 경연은 어쩌면 단순한 통과의례정도 였다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그의 트럼펫을 들어보면 로이 하그로브나 니콜라스 페이튼을 합쳐 놓은 듯한 기교와 표현력으로 같은 또래 그 누구도 다이다이 뜨기는 힘들 정도로 월등하고, 선배들과 맞장 붙어도 전혀 꿀리지 않을 듯 하다 (연주자로서의 그의 면모는 13번 트랙만 들어도 금방 알 수 있다). 여기에 작곡가, 사운드 연출자, 프로듀싱 감독의 능력까지 입증하는 좋은 예가 이번 앨범이 아닐까 싶다. 이 앨범에서는 자신의 퀸텟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여러 게스트들을 참여시켜 다양한 음악적 표현과 사운드 이미지들을 선보이고 있다. 기타리스트 Charles Altura는 다섯 트랙에 참여해 마이너 키의 미니멀한 펄스를 끊임 없이 뽑아 냄으로써 풍부한 공간과 포근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한다. 또한 3개의 트렉에서는 현악4중주를 활용하여 현대음악적 접근을 구체화하기 위한 시도도 선보이고 있다. 앨범 전체적인 일관성은 부족하다고 말할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서로 상이한 성격의 곡들이 트랙을 넘어갈 때 느껴지는 긴장과 이완의 반복은 마치 롤러코스터의 변곡점을 지날 때의 기분과도 비슷하다. 앞으로 앰프로스 자신이 선보이고 싶은 음악적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할 수도 있고, 자신의 욕심을 보다 구체적으로 표출시킨 작업이라고 할 수도 있고, 다양성을 하나의 단일한 음악적 언어로 묶을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과시했다고 할 수도 있는, 아무튼 그런 앨범이다.

2014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