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음악가 Andrew Tasselmyer의 앨범. 앤드루는 2010년대 초부터 활동을 시작하면서 The Sound of Rescue나 Hotel Neon 등과 같이 동료 뮤지션들과 협업을 이루는 방식의 작업을 주로 진행했는데, 2017년도 이후에는 자신의 이름으로 개인 활동 또한 꾸준히 병행하게 된다. 앤드루의 개인 활동은 일렉트로닉과 드론으로 통칭하는 경향적 특성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고유한 음악적 텍스쳐를 활용한 앰비언트적인 몽환을 특징으로 하고 있는데, 이 또한 최근에는 필드 리코딩이나 샘플링된 사운드를 레이어링 하여 개념적 혹은 관념적 사고를 음악을 통해 구체화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변화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앨범이 Piano Frameworks (2021)가 아닐까 싶은데, 이번 앨범은 전작에서 보여준 새로운 접근을 보다 다양한 기악적 구성을 통해 확장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전작에서는 피아노가 발성할 수 있는 다양한 사운드를 심플링 하여 로우-파이의 공간 속에 재배치 함으로써 미묘한 아련함을 묘사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이와 같은 기본적인 접근이나 콘셉트를 여전히 활용하면서도 피아노 외에 현악기, 기타 등과 같은 연주 악기는 물론 보이스를 더해 그 표현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악적 활용을 부각하고 있지만 짧은 몇 마디로 이루어진 미니멀한 악절을 샘플링하거나 반복적인 루프로 사용하고 있어, 연주 중심의 구성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다만 연주 악기의 사운드가 중심 역할을 하고 있어 다분히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특징을 연상하게 하면서도, 일렉트로닉과 이루는 독특한 대비적 배음과 더불어, 아련함을 더하는 로우-파이의 이미지와 그 텍스쳐는 앤드루 특유의 몽환적인 앰비언스를 연출하게 된다. 독특한 것은 그의 음악들은 개념적인 텍스트나 관념적인 사고를 표제로 하고 있지만, 그 진행에서는 일정 부분 정서적 반영을 수용하는 듯하면서도, 필드 리코딩이나 샘플을 통해 완성된 디테일은 상당 부분 묘사적 특징을 포함하고 있어, 상당히 복잡 미묘한 성격을 드러낸다. 이와 같은 특성들을 세부적으로 구분하기조차 어렵고 때로는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앤드루는 이러한 복합성을 흡사 본능적으로 규합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인상적인 미적 형식을 통해 이를 완성했다는 것이다. 마치 수면에 일상의 고민과 생각을 가지고 온 듯한 몽환적 경험이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하는 앨범이다.
20220308
related with Andrew Tasselmyer (as Hotel Neon)
- Hotel Neon - All Is Memory (Fluid Audio, 2021)
- Andrew Tasselmyer - Piano Frameworks (Disintegration State,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