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피아니스트 Andy Emler, 베이스 연주자 Claude Tchamitchian, 드러머 Eric Echampard 구성의 트리오 앨범. 앤디는 자신의 MegaOctet과는 별도로 더욱더 심화된 사운드의 구성을 목표로 옥텟의 핵심 연주자인 클라우드 및 에릭과 함께 트리오 프로젝트를 선보이게 되는데, 흔히들 ETE Trio로도 불리는 이들 셋의 조합은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이어지고 있다. 실제 이들의 인연은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현재에도 메가옥텟의 활동도 여전히 진행 중일 뿐만 아니라 ELE를 기반으로 확장된 쿼텟의 연주까지 선보이는 등 이들 세 뮤지션의 음악적 유대는 각자 개인의 음악적 삶에서도 깊은 관련이 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트리오의 통상 네 번째 풀타임 리코딩인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 ETE가 보여준 통상적 특징과 더불어 나름의 새로운 확장을 동시에 담아내고 있다. ETE는 처음부터 집단적인 음악적 합의에 기반한 창의를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개별 공간에서 보이는 자율성의 확장이나 다면적인 표현의 개방을 가장 큰 특징으로 하고 있다. 마치 세 명의 독립적인 독주자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상대의 영역에 끊음 없이 영향력을 행사하며 능동적인 개입을 지속하는 듯한 과정을 보여주는데, 이를 엔디는 “voyage”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이와 같은 역동적 특징은 작곡과 즉흥을 통합한 집단 창작의 형식으로 표출되며, 마치 개인의 능동적 개입이 하나의 공간 속에서 자연스러운 유기적 융합을 발생하는 모습처럼 드러나는데, “complicité”라고 명명된 이와 같은 자연스러운 통합의 과정은 ETE에게서만 볼 수 있는 유니크 한 진행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것은 다양한 음악적 언어와 표현을 재즈라는 하나의 장르에 통합하는 모습이며, 이는 단순히 개별 연주자들의 역량을 넘어서 오랜 시간 함께 활동하며 깊게 뿌리내린 상호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그 어떤 팀도 쉽게 따라 하기 힘든 강한 일체감을 완성한다. 때문에 이들의 연주는 클래식과도 같은 엄밀한 공간 구성을 보여주기도 하며, 때로는 록의 폭발적 에너지까지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듯한 다면적이면서도 포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듣는 동안 계속해서 볼륨을 높이게 되는 몰입 강한 앨범이다.
202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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