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Angus MacRae - Cry Wolf (1631 Recordings, 2017)


런던에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앵거스 맥레이의 신보, 조금 더 부연하면 1631 Recordings에서의 두 번째 앨범. 2015년에 설립(물론 10여년 가까운  Kning Disk 레이블이라는 전사가 존재하긴 하지만)된 1631 레이블은 3년 남짓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모던 클래시컬 계열이나 실험적인 장르의 음악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들을 축적한다. 레이블의 설립자들인 Mattias Nilsson과 David Wenngren은 자신들이 뮤지션이었던 탓에 마이너한 장르의 음악인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있었겠지만, 자신들이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름의 음악적 완성도나 가능성을 지닌 음악인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레이블에서 발매한 콜렉션들은 장르 내의 음악적 성과들을 정리하고 우리가 주목해 볼 만한 뮤지션들의 라이브러리를 제공한다. 오늘 소개할 앵거스 맥레이 역시 그러한 뮤지션 중 한 명이다. 지금까지 단편 영화 및 애니메이션, 현대 무용을 위한 안무 음악 등을 작곡했으며 개인 솔로 활동도 이어갔다. 1631 레이블에서 발매된 첫 앨범 Tides/Awake (2016)는 앵거스가 2015년과 2016년에 발표한 두 장의 EP를 엮은 것으로 결국 오늘의 이 앨범이 사실상 레이블에서의 첫 레코딩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작에서는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연주부터 다운템포의 실험적인 일렉트로닉, 앰비언트 등을 포괄하는 비교적 넓은 영역에서 음악적 능력을 선보였다면, 이번 앨범은 비교적 한정된 장르 내에서 자신의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필드 레코딩이라는 성격 탓에 연주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반악기의 소소한 소리들까지 녹음되었지만 앵거스의 담백한 연주와 포근한 멜로디와 어울려 그 자체로 하나의 음악을 이루고 있어 거북한 느낌은 덜하다. 30분이 조금 넘는 짧은 녹음이지만 앵거스 음악적 진솔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2017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