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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Arve Henriksen - The Nature of Connections (Rune Grammofon, 2014)


노르웨이 출신 트럼펫주자 아르베 헨릭센의 루네 그라모폰 신보. 그는 ECM에서도 앨범을 발표한 적이 있으며 RG레이블의 대표적인 연주자로 손꼽힌다. 이번 레코딩은 그가 지금까지 선보였던 앨범들과는 확연히 다른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오래 전부터 구상해왔던 현악 4중주와의 협연을 완성시킨 작품으로 바이올리니스트 Nils Økland와 Gjermund Larsen, 첼리스트 Svante Henryson, 더블 베이스 Mats Eilertsen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게스트로 협연한 드러머 Audun Kleive의 이름도 무척 반갑다. 아르베는 이번 실내악 편성의 녹음을 위해 이전에 그가 발표했던 곡들을 새롭게 편곡한다. 기존의 음악들은 에스닉 계열의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 곡에서부터 현대 고전음악의 경향적 특징들을 아우르는 등 다양한 모습들로 새롭게 탄생한다. 연주는 철저하게 실내악적인 규범에 의해 진행되고 있어 마치 솔로이스트가 직접 지휘하는 소규모 콘체르토를 듣는 듯한 엄격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연주자들의 역할이 전통적인 실내악적 롤에 고착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테마를 구성하는 과정에서의 독주나 재즈의 임프로바이징에 해당하는 솔로의 자율적 공간이 제공되기도 하는 등 편성 내에서의 다양한 역할 변화들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때문에 재즈는 물론 민속음악과 모던 클래시컬의 장르적 특징들을 유연하게 넘나들며 그 경계를 무효화하는 연주들은 이번 아르베 앨범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연주 못지 않게 엄격하게 다듬어진 사운드 또한 주목을 끄는데 Oslo Rainbow Studio에서 Jan Erik Kongshaug의 손을 직접 거친 결과물이다. 무엇 하나 흠잡을 것 없는 완벽함이 이 앨범의 가장 큰 미덕이며, 타이틀에서 암시하는 바와 같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연관된 앨범이다. 


2014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