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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BadBadNotGood - Talk Memory (XL, 2021)

캐나다 연주 그룹 BadBadNotGood의 앨범. 2010년 키보드 Matthew A. Tavares, 베이스 Chester Hansen, 드럼 Alex Sowinski 등 세 명의 뮤지션으로 결성된 BBNG는 이후 2016년 투어 객원 연주자로 함께했던 색소폰 Leland Whitty가 정식 멤버로 합류하면서 쿼텟으로 IV (2016) 앨범을 발표한다. 하지만 이후 2019년 원년 멤버인 매튜가 떠나고 공연 일정조차 감염병 사태로 취소되면서, 남은 구성원들은 BBNG의 새로운 음악적 방향성을 모색하면서 오랜 암중에 들어가게 된다. 얼마 전 이들은 두 편의 싱글을 연이어 발표하며 재기를 알리게 되는데, 이번 앨범은 5년 만에 공개되는 BBNG의 신보이며 매튜 없이 녹음된 첫 릴리즈이기도 하다. 이번 작업은 공백 중 밴드의 음악적 변화와 성장을 상징하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그동안 BBNG가 추구했던 라이브 퍼포먼스에 보다 유리한 사운드의 집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라틴, 소울, 일렉트로닉, 록, 힙합 등 복합적인 요소들을 재즈적인 표현을 통해 통합하는 일련의 음악적 시도를 보여줬지만, 정작 자신들을 재즈 그룹으로 불리는 것을 피해왔다. 선배들을 비롯 현존 재즈 뮤지션들에 비해만 자신들의 실력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겸손함의 표현이기도 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변화한 주변 환경에서 새로운 창작 방식을 모색하면서 특정한 장르적 수사가 자신들의 음악적 관심사를 제한할 수도 있다는 인식도 존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 BBNG가 선보였던 그 어떤 작업에 비해 재즈라는 장르적 정의에 가장 부합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기존 작업보다 주변적인 요소들은 많이 배제되었고 다면적인 복합적 표현 또한 명료하게 간소화되어 있다. 집약적이고 압축적인 공간을 더욱 여유롭게 풀어헤친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오케스트레이션 편곡과 여러 게스트 뮤지션들의 참여를 통해 예전과는 다른 색다른 의미에서의 밀도 있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러면서도 그 안에 기존 자신들의 남미적인 취향을 라인을 배치하는가 하면, 소울이나 록적인 감성을 반영한 연주도 포함하고 있어 여전히 BBNG의 음악임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장치를 남겨두기도 한다. 풍요롭고 여유로워진 느긋함을 전하는 듯한 이번 앨범의 스타일은 어딘지 모르게 낯설면서도 여전히 익숙한 느낌을 전하고 있어 나름 묘한 매력을 지닌다.

 

202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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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land Whitty - Anyhow (Innovative Leisure,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