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Iiro Teittinen와 Matti Puhakainen, 베이스 Janne Koskenkorva, 드럼 Esa Starck 등 4인조로 구성된 핀란드 포스트-록 그룹 Baulta의 앨범. 2000년대 후반에 결성하고 지금까지 10년 이상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그룹이다. 비록 지금까지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어도 나름의 음악적 완성도를 통해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통산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의 자주 발매 대신 장르 내의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Dunk! 레이블을 통해 릴리즈 되어 이들이 지금까지 축적한 음악적 성과를 더욱 널리 대중들에게 선보일 기회가 마련되었다. 이번 녹음의 음악적인 내용에서는 기존 작업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대신 그 완성도나 디테일에서는 큰 향상이 이루어진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사운드의 잔여 공간을 구성하는 미세한 여백은 물론 음향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정연한 안정감은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러한 미묘한 변화는 기존 바울타가 추구했던 음악적 콘텐츠를 보다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게 된다. 특히 일련의 형식적 구성을 통해 진행되는 이들의 음악에서 각각의 모멘텀에 등장하는 각기 다른 멜로디 라인은 특별한 빌드-업이나 리버스 없이도 8-9분의 연주를 끌고 가는 힘이 되기도 한다. 각각의 라인이 지닌 미적 완성도는 물론 그 전체의 흐름을 하나의 이야기 구조로 엮어내는 내러티브 또한 훌륭하다. 어쩌면 우리가 포스트-록이라는 장르적 경향성 속에서 기대하는 음악적 가치를 충족시켜주는 그룹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하게 된다.
2021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