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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Ben Monder, Tony Malaby, Tom Rainey - Live at 55 Bar (Sunnyside, 2021)

기타 Ben Monder, 색소폰 Tony Malaby, 드럼 Tom Rainey의 트리오 앨범. 이들 셋이 모여 펼친 라이브 녹음이라는데 어떤 설명이 더 필요할까 싶다. 데뷔 초기부터 함께 해온 벤과 토니의 25년 호흡은 물론이고 이들 셋이 각자의 영역에서 이룬 창의적 성과를 생각한다면 이 앨범의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순간 얼마나 마음 두근거릴지는 충분히 짐작할만하다. 스튜디오 녹음을 목적으로 트리오가 소집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팬데믹에 따른 봉쇄 직전인 2020년 3월 3일 뉴욕 55 Bar에서 있었던 라이브 녹음이 이를 대체하게 된다. 공연 날짜와 같은 "Suite 3320"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세 개의 곡은 15-30분에 이르는 긴 호흡의 임프로바이징이 이어진다. 이들은 극단적인 공간의 분할 없이 최소한의 합의만으로도 어떤 극대화된 즉흥이 가능한가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유연함에 기반한 상호 의존적 반응도 존재하는 한편, 어떤 대칭적 콘트라스트가 현재 상황을 극적으로 드러내는지에 대해 거의 본능에 가까운 대응을 펼치는 과정은 매스 임프로바이징의 에너지를 넘어선다. 특히 벤이 기타의 다양한 이펙터를 활용해 연출하는 앰비언트적인 드론 스웰은 토니와 톰의 공간을 개방하면서도 색소폰과 드럼이 펼칠 즉흥의 양식을 정의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어 강한 인상을 남기는 대목이다. 현대 임프로바이징의 정수를 보는 듯한 놀라운 경험이다. 클럽 라이브라는 환경에서 진행된 녹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몰입감을 제공했던 이유 중에는 스튜디오 수준으로 완성한 리코딩도 분명 큰 역할을 했다.

 

202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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