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연주자 베른하르트와 드러머 존의 듀엣 작업. 둘 다 개성 강한 뮤지션이라 막상 앨범을 듣기 전까지는 이들의 음악적 결과를 유추하기란 쉽지 않다. 정작 들어도 쉽게 이해되는 것도 물론 아니다. 최고한의 사전 합의에 근거해 각자의 자율적 공간을 확정하고 그 안에서 자신들의 임프로바이징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특별한 테마나 라인을 설정하지 않았지만 이 둘의 인터플레이가 만드는 추상적 이미지는 텍스쳐의 균일함에서 놀라운 일관성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두 사운드의 공간이 서로를 대면하면서 자신의 초상을 그리며 전체의 이미지를 완성하는 듯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앨범이다.
2021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