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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Bill Frisell - Music IS (OKeh, 2018)


기타리스트 빌 프리셀의 신보. 1980년대 초 데뷔 이후 지금까지 40여 장 가까운 타이틀을 발매했지만 자신만의 솔로 공간에서 녹음을 진행한 것은 Ghost Town (2000)과 Silent Comedy (2013) 단 두 차례뿐이다. 개인 연주가 가능하고 다양한 효과를 사용할 수 있는 기타의 특징을 생각해본다면 다소 의외지만, 아무튼 이번 앨범은 프리셀의 세 번째 솔로 녹음이다. 2013년 앨범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스트레이트 하게 녹음된 것이라면 첫 앨범은 스튜디오 장비를 이용해 개별 레이어를 오버 더빙하며 보다 폭넓은 표현을 구현했다는 차이가 있다. 이번 앨범은 18년 전에 행했던 방식을 다시 재현하고 있으며, 그 시절 그와 함께 작업했던 Lee Townsend가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다. 다른 뮤지션들과 인터플레이의 공간에서 작업하는 것에 익숙한 자신이 음악적 상호작용을 스스로 진행해야 하는 과정에 대한 어려움을 밝히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프리셀은 평소의 창의성에 의지해 풍부한 상상력이 반영된 작업을 완성한다.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 프리셀이 선보였던 다양한 스타일과 표현들을 집약적인 형태로 압축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기본 테마를 바탕으로 한 전통적인 진행에 기반하고 있지만 자율 공간
에서 구성하는 다양한 사운드와 레이어의 조합은 프리셀의 음악이 지닌 다면적 특징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초기 ECM 시절의 실험적인 응집력은 물론이고 Nonesuch 시기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포함해 비교적 최근에 선보였던 일련의 안정감 있는 연주까지 스타일이나 표현에서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 이번 앨범을 위해 새로 작곡된 곡들은 물론 기존의 오리지널들을 솔로 공간에서 새롭게 재구성한 작업들도 포함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여러 기회를 통해 연주된 적이 있는 "Ron Carter"는 마치 자신의 내면들과 마주하며 대화하는 듯한 진행을 통해 옛 동료에 대한 헌정의 의미를 되살리고 있어 특별한 인상으로 기억된다. 다중노출로 촬영된 커버 사진은 음악 그 자체를 표현하고 있을 만큼 둘의 싱크로율은 훌륭하다. 물론 프리셀과 타운센드의 궁합도 더할 나위 없다.

2018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