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Blazin' Quartet의 앨범. 드러머 Srdjan Ivanovic 주도로 결성되었으며 트럼펫 Andreas Polyzogopoulos, 기타 Frederico Casagrande, 베이스 Mihail Ivanov 등이 함께하고 있으며 게스트로 플루트 Magic Malik, 키보드 Mailys Maronne가 참여한다. 리더 스르잔은 사라예보에서 태어나 내전을 피해 그리스로 이주했고 이후 암스테르담에서 음악을 공부한 뒤 파리에 정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8년 결성된 쿼텟은 드러머의 삶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유럽의 다양한 문화 및 음악적 요소를 수용하고 있다. 정규 네 번째 앨범에 해당하는 이번 작업은 예전과 대비되는 한 가지 특징을 보여준다. 리버브를 활용해 공간감을 강조하는가 하면 딜레이로 입체적인 무대를 만드는 등 사운드와 믹싱에 많은 정성을 기울인 흔적이 그 어느 앨범보다 역력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민속적 테마와 고전적 표현들이 혼재된 유연한 인터플레이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그와 같은 음향의 효과들을 통해 이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적 주제가 서사적인 힘을 갖추며 정교한 이미지로 완성된다. 특히 문명 혼합적 특징을 드러내는 이들의 음악에 비추어 본다면 내러티브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인들은 분명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밖에 없다. 낯선 공간에서 애틋한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그 느낌이 좋다.
2021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