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Bosques de Mi Mente - Madre (self-released, 2017)


스페인 출신 작곡가 겸 연주가 Ignacio Nieto Carvajal의 프로젝트 활동 보스케스 데 미 멘테의 신보. 마음의 숲이라는 뜻의 프로젝트 활동을 시작한 것도 벌써 10년째다. 이와 같은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솔로 활동들 다수가 그러하듯 이그나시오 역시 개인의 정서와 감정에 의지한 음악적 표출이 특징적이다. 특히 최근 들어 문장으로 된 곡의 제목들을 통해 작가 자신의 심리상태를 고스란히 내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오히려 일정한 관객의 거리를 유지하도록 만드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때문에 최근 몇 년 사이에 발표된 그의 음악을 듣다 보면 미학이 아닌 심리분석의 영역에서 대상화 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강박을 요구 받기도 한다. 이러한 주관적 의식의 표출이라는 이그나시오의 음악적 태도는 첫 음반을 발표했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오는 것이지만, 엄마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이번 앨범은 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위해 제작된 것이라 그 어느 때보다 작가 개인의 점멸하는 감정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Todo pierde su trascendencia" (그 무엇도 중요하지 않다), "Es natural estar asustado"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Cada surco de tu rostro cuenta una historia" (얼굴의 주름마다 이야기를 들려준다) 등과 같이 어미니와 관련된 이야기를 소박하게 어투로 전한다. 그의 화법은 무척 간단하다. 짧은 마디로 이루어진 테마를 반복하며 변주와 곡 형식에 따라 진행되는 피아노 연주가 기본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 캡쳐한 사운드를 멜로디와 교차시킴으로서 사적 감정을 타자의 시선에 반영하려고 하거나, 혹은 자신의 정서에 대해 스스로 관조적인 태도를 취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Sobre la naturaleza del tiempo" (시간의 본질에 대하여) 적은 개인의 생각과 "Tratado de filosofía sobre el color azul" (파란색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담긴 사고의 개요를 일기 형식으로 개인 블로그에 포스팅 한 글들을 지나가다 우연히 본 것 같은 기분을 들게하는 앨범이다.

 

2017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