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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Bugge Wesseltoft - Be Am (Jazzland, 2022)

노르웨이 재즈 피아니스트 Bugge Wesseltoft의 앨범. 오늘날 북유럽 재즈 신을 대표하는 대표적인 키보드 및 피아니스트인 부게는 정통적인 음악 교육과는 인연이 없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개인사는 자유롭고 실험적인 다양한 시도를 가능하게 했던 동력이었음은 물론이고, 이는 부게만의 독특한 음악적 세계관이 완성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부게는 북유럽 재즈가 독특한 경향적 특징을 드러낼 수 있는 수많은 작업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주변 장르와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그 표현의 확장에도 기여했으며, 특히 1996년 설립한 Jazzland는 기존 노르웨이 뮤지션들은 물론 신흥 연주자들에게 음악적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몇 년 전부터 부게는 노르웨이를 넘어서 흔히 말하는 제3세계에서 뛰어난 재능을 지닌 뮤지션들을 규합한 작업을 선보이며 자신의 음악적 기여를 확대하기도 한다. 부게는 여러 뮤지션과의 협업은 물론, 2000년대 초반부터 자신의 솔로 피아노 프로젝트도 제안하며 현재까지 그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데, 이번 앨범 또한 그 맥락에서 감상할 수 있는 최신 레퍼런스일 것이다. 지금까지 그의 솔로 작업에는 여러 뮤지션들이 피처링하며 풍부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는데, 이번 녹음에도 색소폰 연주자 Håkon Kornstad이 일부 트랙에서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앨범 역시 정형화되지 않은 유니크 한 음악적 세계관을 지닌 부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금은 볼드 하게 튜닝된 피아노에 밀도 있게 구성된 리버브는 연주자로서의 부게는 물론 그가 전하고자 하는 음악적 메시지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번 앨범에서도 부게는 피아노라는 단독 악기만으로도 풍부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으며, 단 하나의 노트만 바꿔도 평온한 흐름에 긴장을 부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다양한 연주를 담고 있다. 미묘한 벨로시티의 변화와 섬세한 싱커페이션만으로도 인간의 모든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뮤지션으로서의 경륜과 더불어 일상적인 삶의 자세까지 엿볼 수 있는 연주가 수록되어 있다. 더불어 “roads”와 같은 트랙에서는 딜레이를 이용해 멜로트론의 몽환적 공간감을 연출하고 호콘의 색소폰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고, “life”에서는 주변 장르와의 섬세한 교감을 전해주기도 한다. 물론 “gonna be ok”와 같은 피아노 솔로에서 전달되는 부게의 따듯한 공감은 듣는 이에게 큰 위로로 다가온다. 음악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부게의 이번 앨범이 증명하고 있는 듯하다.

 

 

20220225

 

 

 

related with Bugge Wesseltoft (as Rym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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