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Charles Lloyd New Quartet - Passin' Thru (Blue Note, 2017)


찰스 로이드를 비롯해 Jason Moran (p), Reuben Rogers (b), Eric Harland (ds) 등으로 이루어진 뉴 쿼텟의 라이브 신보. 뉴 쿼텟이라는 이름으로 발매되지는 않았지만 Mirror (2010) 이후 7년만에 새롭게 선보인 동일 라인업의 앨범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새로운 쿼텟 결성 이후 여러 차례의 공연과 행사에 참여하면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지만 정식 앨범 대신 비공식적인 부트랙드만 몇 장 유통되었을 뿐이다. 이번 앨범은 스위스 몽트뢰와 뉴 멕시코 산타페에서의 공연을 기록하고 있어 공식적인 라이브 음반이라는 점에서도 의의를 갖는다. 로이드에게 있어 쿼텟은 자신의 음악적 역사성과도 관련이 깊다. 데뷔 자체를 쿼텟으로 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기억하는 1960년대 중반 Jarrett, DeJohnette, McBee 등과 함께 결성한 전설적인 쿼텟은 로이드의 음악적 성공을 드러내는 상징처럼 여겨진다(로이드의 대표곡 "Dream Weaver"가 이 시절에 발표된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적 시도 이후 마치 자신의 음악적 본질을 재확인하고 그 동안의 성과를 집약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던 1990년대 중반 Stenson, Jormin, Hart 등으로 이루어진 라인업은 로이드의 ECM 시절을 대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로이드의 쿼텟 활동이 오랜 기간 지속되지 못했던 것에 반해 Moran, Rogers, Harland의 라인업으로 Rabo de Nube (2008)을 발표한 이후 거의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특별하다. 80 가까운 나이에 펼치는 다양한 공연 활동 중 지금의 쿼텟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여기에 새로운 쿼텟이라고 명명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특별함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음반을 들을 때 섣부른 개인적 감상을 이야기 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가를 가끔 생각하게 되는데, 이 앨범에 담긴 프레이즈 하나 하나가 로이드의 음악적 삶과 궤적이 반영된 듯한 무게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여전히 긴 호흡에 열정 가득한 로이드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반가울 따름이다.


2017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