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영화음악 작곡가 Charlotte Partt의 데뷔 앨범. 과거 그녀가 작업한 음악들이 궁금해 검색해봤으나 대부분 단편 영화이거나 협업 작곡가로 참여한 경우들이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나마 홈페이지와 애플 뮤직에 공개된 음원 몇 개를 청취한 것이 전부인데, 막상 이 앨범을 들어 보면 애써 그런 수고까지 할 필요는 없었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피아노 사운드를 기본으로 사용하면서 여기에 오케스트레이션 가상악기 툴을 덧붙여 시네마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작업 방식을 선호하는 듯한데, 스케일을 웅장하게 가져가기보다는 아기자기하면서도 러블리한 화법을 주로 사용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그녀가 이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사용하는 사운드 하나하나는 솔리드한 투명함과는 살짝 거리를 둔 것들이다. 피아노 사운드는 온화한 온도감이 감도는 펠트한 느낌인 데다, 오케스트레이션 효과를 위해 사용하는 현 또한 다소 러스티한 질감을 지니고 있다. 어쩌면 이와 같은 사운드의 조합이 만드는 일상적 분위기에 샬럿 특유의 밝은 분위기의 멜로디 루프와 빌드-업이 더해지면서 평온한 온기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을 극히 싫어하지만, 흔히들 말하는 여성적 감성이 강하게 느껴진다. 맑고 온화하게 세상을 바라보려는 샬럿의 시선이 느껴지는, 기분 좋은 음악이다.
2021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