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rk라는 활동명으로 잘 알려진 영국 전자음악가 겸 작곡가 Chris Clark의 OST 앨범. 경쟁 OTT 업체들보다 자체 제작사도 없고 이렇다 할 킬링 콘텐츠도 부재한 상황에서 애플 TV+는 최근 들어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어 자사의 오리지널 시리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작품이 현재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 Lisey's Story (2021) 일 것이다. 2006년 발매된 Stephen King의 베스트셀러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작가 본인이 직접 제작과 각본에 참여하고 있으며, 화려한 캐스팅은 물론 거장 Darius Khondji가 촬영을 맡는 등 한눈에 봐도 이 드라마에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였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 클라크가 영화 음악을 담당하고 있어 현재 무료 구독 기간 중인 서비스를 연장해야 할지 잠시 고민하게 만든다. 오래전에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었던 책의 내용을 드라마도 담고 있고 아직 모든 에피소드가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이것을 계속 봐야 하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되어 조금은 당혹스럽다. 클라크의 미스터리와 스릴러 장르물에 걸맞게 타악에서부터 관현악에 이르는 풍부하고 다양한 오케스트레이션 효과를 활용하고 있으며, 극 중 시퀀스에 맞는 적절한 언어와 표현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클라크의 이전 OST 작업인 Daniel Isn't Real (2019)과 조금은 대비를 이루는 것으로, 전체적으로 균일한 텍스쳐를 바탕으로 영화적 내러티브의 흐름을 따라가는 방식과 달리 개별 신의 상황에 맞는 묘사적 표현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아무래도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음악 또한 그와 같은 맥락을 반영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가끔은 스토리를 압도하는 다리우스의 수려한 미장센과 호흡을 맞추다 보면 개별적 묘사를 중심으로 스코어가 구성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어쩌면 다양한 감성적 인간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스티븐의 이야기를 따라기다 보면 그 개별적 특성과 상황에 맞는 묘사가 필요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와 같은 다양한 표현 속에서 클라크의 정교한 음악적 사운드 큐레이션이 빛을 발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2021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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